제1076장
그로부터 몇 년이 흐른 지금, 반지훈은 강금희가 그 일을 잊은 줄 알았다.
그런데 하필이면 박시언의 말 한마디에 강금희는 완전히 넋이 나갔다.
이 일은 강금희에게 큰 트라우마를 남겼다.
강금희는 눈앞의 반지훈을 보며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어르신이 아이들을 개방적으로 키우셨어. 본인은 늙은 늑대나 다름없었지. 그래서 자신의 후손들도 본인처럼 스스로 노력해 살기를 바랐어. 내가 귀국해서 돌아온 그 몇 년 동안 일부러 나를 만나지 않았어. 그것도 내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서였어. 만약 네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강천우의 목숨 갚을 그렇게 쉽게 받아내지 못했을 거야.”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네 곁에서 무조건적으로 네 편이 되어 줄게. 강천우의 목숨뿐만 아니라 네가 하늘에 구멍을 뚫어도 너 대신 그것을 메울 방법을 생각해 볼 테니까.”
굳건하고 진지한 반지훈의 말에 강금희는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네가 뭔데? 네가 지태준이야? 너는 그저 재벌 집 도련님으로 태어난 사람이야. 그런 사람에게 어떻게 위험한 일을 시킬 수 있어. 태준이는 어려서부터 늑대 굴에서 자랐기 때문에 두려운 게 없어. 하지만 너는 아니야. 너는 양 떼들과 같이 자랐기 때문에 그저 말만 듣기 좋게 할 뿐이야.”
“듣기 좋으라고 한 말이 아니야.”
반지훈이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금희야, 내가 늑대 굴에서 자라지는 않았지만 좋아하는 여자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지태준처럼 목숨까지 내걸 수 있어.”
“퉤퉤!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눈살을 찌푸린 강금희는 반지훈의 이마를 쿡쿡 찌르며 말했다.
“고작 네가 목숨을 내건다고? 그런 말은 함부로 하면 안 돼.”
강금희가 여느 때처럼 반지훈을 혼내주려 하자 반지훈은 강금희의 손을 잡더니 허탈하게 웃었다.
“금희야, 난 이제 어린애가 아니야.”
어렸을 때 강금희는 그보다 키가 커 늘 큰누나 행세를 하며 그에게 말을 했다.
하지만 반지훈은 이미 어른이 되었고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니다. 강금희보다 키가 클 뿐만 아니라 힘도 훨씬 세다.
반지훈이 잡고 있는 손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