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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장 죽고 싶어 안달이 난 사람이 또 있네.

“아주 건방지네요!” 안애홍은 발로 바닥을 구르면서 큰소리쳤다. “찾지 않으면 되잖아요, 정말 자기가 뭐라도 된 줄 아나 보네! 퉤!” 진소연은 눈썹을 찡그리며 안애홍의 팔을 꽉 쥐었다. “이모님.” 안애홍은 그녀가 두려운 듯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저는 그냥 아가씨가 이미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사과까지 했는데 저 여자가 자기 분수도 모르고 건방지게 행동해서 그래요.” “자기 분수를 모르는 건 당신이에요!” 진희원이 말 한마디 남기고 떠나자 이호철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화를 냈다. “앞으로 부장직은 하고 싶은 사람이 하라고 하세요! 저는 더이상 못하겠네요! 매일 여기서 당신들 뒷수습이나 하고, 아프지도 않은데 왜 의사를 부르라고 하는 거예요! 사람 갖고 장난쳐요?” 이 말을 들은 진소연은 눈동자가 흔들리며 말했다. “아저씨, 이만 화 푸세요. 젊은 의사 하나 때문에 이러실 필요 없잖아요.” “아가씨, 진 회장님께서 얼마나 저분을 중히 여기는지 아세요?” 일이 이 지경까지 되자 이호철도 엄숙하게 말했다. “오늘 일은 아가씨가 직접 진 회장님한테 말씀하시죠. 명의님은 농담 따위 하지 않습니다, 치료 하지 않겠다면 진짜 안 하는 분이에요.” “이 부장님, 너무 심각하게 말씀하시는 거 아니에요?” 안애홍은 대수롭지 않아 하며 말했다. “치료하지 않으면 또 어때요. 서울은 저의 고향이에요. 저도 많은 명의를 알고 있어요. 저 여자 아니어도 치료해 줄 사람 많다구요.” 이호철은 더 이상 말 하기 귀찮아하며 돌아서려 했다. “아…” 진소연은 갑자기 얼굴이 하얗게 질려 숨도 못 쉬는듯했다. “아가씨!” 안애홍이 재빨리 스프레이를 꺼내서 응급조치를 하자 진소연은 좀 나아졌다. 어쨌든 이호철이 케어하고 있는 사람이었고 문제가 생기면 진 회장이 반드시 그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기에 그는 이 자리를 떠날 수 없었다. 눈을 내리깔고 있던 진소연은 속눈썹마저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이모님, 다음에 또 저 의사를 만나면 반드시 사과하세요!” “아가씨, 저…” 비천한 계집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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