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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장 진 씨 가문 아가씨의 괴팍함

진희원은 똑바로 서서 그녀에게 쓸데없는 말을 하는 대신 검은 가방을 멨고 두 다리는 가늘고 길어 시원시원하고 차가운 느낌을 줬다. “오빠, 가요. 이 사람은 치료할 필요 없어요.” 이호철은 화가 나 심장병이 도질 것 같았으나 얼른 해명했다. “희원아, 오빠 말 들어줄래. 아가씨는 아가씨고 진 씨 가문은 진 씨 가문이야. 너…” “아저씨.” 갑자기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목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안애홍은 갑자기 태도를 바꾸더니 공손하게 말했다. “아가씨께서 어떻게 여기까지 오셨어요?” 진소연은 단정하게 치맛 자락을 들고 있었고 그 모습은 마치 인간 세상에 내려온 요정 같았다. 연한 색의 긴 머리는 다이아몬드 핀으로 꽂아 한쪽으로 고정시켜놓았고 얼굴은 안타까울 정도로 창백해 보였다. “대체 뭐가 저는 저고 진 씨 가문은 진 씨 가문이란 말씀이세요. 진 씨 가문이 절 키웠으니 이제 저에게 힘이 생기면 꼭 보답할 거예요.” 안애홍은 이호철을 노려보았고 속으로 그가 참 말이 많다고 생각했다. 이호철은 안애홍의 모습에도 응대하지 않고 개인감정을 배제하고 이성적으로 말했다. “아가씨, 전 지금 명의에게 해명하고 있었어요. 어쨌든 진 씨 가문은 밖에서 항상 겸손한 태도로 사람들을 대했고 명의분도 진 회장님의 귀한 손님이에요. 그런데 안 집사님이 이분의 미움을 사게 되었으니 앞으로 누가 진 회장님의 병을 봐주겠어요?” 어이가 없었다. 이호철은 서울 전체를 다 뒤져서야 겨우 진희원을 찾아냈다. 그러나 안애홍 같이 분별력이 없는 사람이 진희원을 화나게 한다면 진상철의 건강은 누가 책임 진단 말인가? 안애홍은 입을 열고 말을 하려 했으나 진소연이 미간을 찌푸리더니 말했다. “이모님!” 이는 그녀가 안애홍에게 함부로 행동하지 말라고 하는 경고였고 안애홍도 그녀의 뜻을 알아챘다. 진소연은 진희원에게 다가가더니 사슴 같은 눈망울로 순진무구하게 말했다. “저희 이모님이 무슨 말을 해서 아가씨 기분을 상하게 했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 진희원은 찌푸린 눈살을 살짝 풀며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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