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1장 가지고 놀다가 버리다
“정말 유치하지.”
윤현태는 윤성훈의 지난 일을 모두 털어놓았다.
진희원은 그 말을 듣고 윤성훈을 바라보았다.
윤성훈은 비록 입꼬리를 올리며 웃고 있었지만 전혀 즐거워 보이지 않았다.
“할아버지, 그건 예전이죠.”
“아, 그렇지! 예전이지.”
윤성훈은 찻잔을 내려놓았다.
“자기 약혼 상대가 희원이 너라는 걸 알고 난 뒤로는 진씨 일가를 자기 집보다 더 많이 들락날락했다니까. 내가 다 창피할 정도로 말이야.”
“희원아, 성훈이는 너를 알게 되었을 때부터 몸이 좋아지기 시작했고 입맛도 예전보다 훨씬 더 좋아졌어. 그래서 우리 가족들도 정말 기뻤단다. 그리고 성훈이를 낫게 해준 사람이 누군지 알게 된다면 직접 찾아가서 감사 인사를 할 생각이었단다.”
“그런데 성훈이 쟤가 절대 알려주려고 하지 않았어. 우리가 널 귀찮게 할까 봐 말이다.”
“그런데 이젠 마음이 급해졌는지 매일 진씨 일가에 예물을 보내라고 우리를 재촉한다.”
윤현태는 생동하게 말했다.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우리 집안에 하루빨리 결혼하고 싶어 하는 딸이 있는 줄 알았을 거야.”
윤성훈은 그 말을 듣더니 눈썹을 치켜올렸다.
“할아버지, 차 마시세요. 식으면 위에 좋지 않아요.”
“나는 위가 나빠져도 괜찮다. 여기 우리 손주며느리가 있잖아?”
윤현태는 손자를 놀리는 것이 이렇게 재밌을 줄 몰랐다. 그는 점점 더 웃음기를 감추지 못했다.
“어렸을 때 자기한테 약혼 상대가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죽어도 약혼 안 할 거라고 하더니.”
윤성훈은 시선을 내려뜨렸다. 그는 자신이 왜 진희원을 집까지 데려오려고 했는지를 반성하기 시작했다.
집안 어른을 뵙는 건 사실 그렇게 필요한 일은 아닌데 말이다.
진희원은 그러한 일들을 몰랐기에 윤현태의 말을 들을수록 윤성훈을 바라보는 횟수도 많아졌다.
그녀는 윤성훈에게 그런 모습이 있을 줄은 몰랐다.
그녀는 윤성훈이 뭔가를 노련하게 계획할 때를 제외하고는 다른 것들에 크게 반응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보니 항상 냉정하고 고고하게 보였던 그가 사실은 누구보다도 속이 검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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