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2장 책임져

갑자기 왜 화제가 그를 가지고 놀다가 버리는 걸로 바뀐 걸까? 진희원은 시선을 들어 그와 눈을 마주쳤다. 윤성훈은 잘생겼다. 특히 가까이 있으면 더 치명적이었다. 윤성훈은 그녀의 긴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면서 허스키한 목소리로 사람을 홀릴 듯이 말했다. “책임을 져야죠.” “...” 윤성훈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면서 은근한 미소를 지었다.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면 둘 사이가 얼마나 좋은지 알 수 있었다. 윤현태는 흐뭇하게 그들을 바라보았다. 집사와 도우미들도 얼굴에 미소를 지은 채로 저녁을 준비하러 갔다. 그들은 윤씨 일가에서 오랫동안 일했지만 윤성훈이 다른 사람에게 이렇게 다정하게 구는 모습은 처음 보았다. “도련님, 약혼자랑 사이가 정말 좋으시네요.” “당연하죠. 어르신 말 못 들었어요? 도련님을 구한 분이 진희원 씨라잖아요.” “그뿐만이 아니죠. 진씨 일가도 사실은 진희원 씨가...” 진희원은 윤성훈을 집으로 데려왔을 뿐인데 윤씨 일가 사람들의 호감을 샀다. 진희원이 왔다는 말에 윤씨 일가의 밖에서 일하던 가족까지 돌아오려고 했다. 진희원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할아버지, 아저씨, 아주머니들 지금 돌아오지 않으셔도 된다고 하세요. 전 오늘 다른 일이 있어서요.” “볼일이 있어도 밥은 먹어야지.” 윤현태는 미소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희원아, 걱정하지 마. 널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단다. 걔들은 널 만나서 선물을 주고 싶은 거야.” 진희원은 윤씨 일가 사람들이 얼마나 열정적인지 이미 보았다. 그의 예쁘장한 약혼자를 제외하면 다들 아주 외향적인 사람들인 듯했다. 진희원은 알지 못했다. 그들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돌아오려고 한 이유는 항상 아무런 욕심도 없이 살던 윤성훈이 약혼자를 어떻게 꼬시는지 궁금해했기 때문이라는 걸 말이다. 그들은 윤현태의 말을 듣고 모두 흥미로워했다. 그리고 직접 자기 두 눈으로 보고 싶었다. 눈치 빠른 윤성훈은 당연히 그들의 속셈을 알고 있었다. 진희원이 볼일이 있어서 가보겠다고 하자 그도 태연하게 맞장구를 쳤다. “할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