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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9장

그 순간, 김혜주는 두려워져서 황급히 옆을 둘러보았다. 그녀를 바라보는 회사 대표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사기꾼!” 그중 한 명은 서둘러 태도를 바꿨다. “윤 대표님, 정말 현명하십니다. 저 여자가 사기꾼이라는 걸 바로 알아보셨군요!” “배씨 일가도 속았을지 몰라요. 배씨 일가에 알려야겠어요!” “맞아요, 윤 대표님. 저희는 이만 가볼게요. 이 여자가 사람들을 얼마나 속이고 다녔을지 몰라요. 배씨 일가에서는 이 여자의 말을 믿었겠죠. 얼른 찾아가서 설득해야겠어요.” 회사 대표들은 윤성훈이 진짜 화를 내기 전에 빨리 자리를 뜨고 싶었다. 그리고 아까 정말로 김혜주에게 놀아났었기 때문에 그녀를 혼쭐내고 싶었다. 그들의 눈빛을 본 김혜주는 끝장났다는 걸 직감했다. 배씨 일가는 그녀에게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젠 배씨 일가마저 그녀의 편에 서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의 노력이 전부 물거품이 됐다는 소리다. 김혜주는 오랫동안 힘겹게 이미지를 쌓아왔다. 그녀는 그녀가 돈을 위해서 그러는 게 아니란 걸, 그녀가 대단한 실력자라는 걸 믿게 하려고 배씨 일가에서 아무것도 받지 않았다. 그리고 그 기회를 빌려 다른 재벌가들의 믿음도 얻으려고 했다. 그래서 인터넷 대출까지 받았었다. 그런데 이젠 어떡한단 말인가? 김혜주는 안색이 창백하게 질린 채로 말했다. “전...” 회사 대표들은 그녀의 변명을 들어줄 생각이 없었다. 김혜주는 허세를 부리며 그들의 머리 꼭대기 위에 앉으려고 했었고, 그들은 그녀의 편을 들었다가 윤씨 일가의 미움까지 살 뻔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생각하면 할수록 김혜주가 괘씸했고 그녀와 다시는 엮이고 싶지 않았다. 그들은 그녀를 바닥으로 밀쳤다. “꺼져!” 김혜주는 올 때는 당당했지만 떠날 때는 쥐새끼처럼 비참하게 떠났다. 윤씨 일가가 내쫓을 필요도 없었다. 그녀를 매장하려는 사람들은 많았으니 말이다. 김혜주는 전생에 있었던 일이 왜 바뀌었는지 알지 못했다. 그녀는 초조하게 할머니에게 연락하려고 했는데 전화를 켜자마자 빚을 갚으라고 독촉하는 문자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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