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장 명의 말대로라면 저 향초에 독이 있어
답장을 적은 뒤, 진희원은 나무 상자를 들고 방을 나섰다. 엉망진창으로 적은 글씨는 상대방이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지만 진희원은 전혀 신경도 쓰지 않았다.
어차피 예의는 지켰으니까.
윤성훈 이 사람은 무슨 선물을 이렇게 긴장감 있게 한단 말인가! 정체가 들통난 줄 알았잖아!
진희원은 속으로 윤성훈을 최대한 피해 다녀야겠다고 생각했다.
한편, 윤성훈은 자신의 행동이 되레 역효과를 불러 일으켰다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는 진희원이 떠나자마자 서재로 돌아갔다. 오후 내내 CCTV만 뚫어져라 쳐다본 탓에 얼굴은 조금 피곤해 보였다.
“대표님.”
이때, 경호원이 다가오면서 말했다.
“진희원 씨는 천심초만 가져갔습니다. 다른 물건에는 손도 대지 않았습니다.”
진희원 씨?
윤성훈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이 여자 이름이 진희원이구나.
그는 손목에 찬 염주를 만지작거리며 테이블에 놓인 물건들을 쓱 훑어보더니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여자가 차를 마셨어?”
윤성훈의 말에 화들짝 놀란 경호원은 다급하게 대답했다.
“대표님, 저희가 미처 갈아치우지 못했습니다. 지금 바로 처리하겠습니다!”
윤성훈은 다른 사람이 그의 찻잔에 손을 대는 것을 제일 싫어했다. 경주의 진씨 성을 가진 그 여자가 그의 찻잔에 손을 대도 그는 경호원들에게 바로 갈아치우라고 했는데 그 이후로 이런 실수는 처음이었다.
물론 경호원이 이런 실수를 저지른 것도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지금까지 감히 아무도 윤성훈의 찻잔으로 차를 마시고 그릇에 놓인 디저트를 먹은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진희원 이 여자는 참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사람이다.
이때, 답장이 적힌 종이를 손에 든 윤성훈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대답했다.
“아니야, 그냥 둬. 끓여 놓은 차를 버리기엔 아깝잖아.”
그냥 두라니? 윤성훈의 말에 경호원은 화들짝 놀란 표정으로 자신의 귀를 믿을 수가 없었다.
“진희원 씨가 화과자도 드신 것 같은데 제가 주방에 얘기해서 다시 준비해 오라고…”
“됐어.”
윤성훈은 곁에 놓인 재무 보고서를 들더니 대수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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