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6장 영상통화를 하면서 깊어진 사이, 윤성훈은 점차 반해버렸다
스미스는 말문이 막혔다.
‘대표님... 당신은 우리가 없는 것처럼 생각되나요?’
“네, 확실히 물어보고 싶은 문제가 있어요.”
“잠시만요,”
윤성훈은 아직도 식은땀을 흘리며 서 있는 임원을 보고 말했다.
“먼저 돌아가세요. 내일 처리 결과를 확인할 거예요.”
진희원은 휴대폰 너머로 어렴풋한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위압감이 넘쳤다. 그와 대화하는 사람은 공손하면서도 두려움을 품고 있는 것 같았다.
“네... 님.”
진희원은 잘 듣지 못했다.
그녀가 반응했을 때는 이미 음성 전화에서 영상통화로 화면이 바뀌었다.
그는 갑자기 전화했고, 그녀도 거절하지 않았다.
진희원은 항상 소탈하여 음성과 영상이 별반 차이가 없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남자의 모습이 나타났다.
검은 양복에 긴 다리를 꼬고는 갓 회의를 마친 듯 그는 의자에 앉아 있었다. 넥타이를 반쯤 잡아당겼고 창백한 기색은 보기 드문 야성미가 넘쳐 금욕적이고 고귀하였다. 영상이 연결되자 그는 비로소 눈썹을 추켜올렸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어요?”
옆으로 몸을 기울인 채 듣기 좋은 목소리에는 피곤함이 묻어났다.
진희원은 또 한 번 미색이 사람을 해친다고 감탄했는데, 이 얼굴을 보는 것과 목소리만 듣는 것은 달랐다.
볼 때마다 수집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것이 오히려 자신이 이상해 보였다.
진희원은 애써 마음을 가다듬으며 그와 눈을 마주쳤다.
그러나 그는 그녀의 시선을 피했으며 신사처럼 물었다.
“당신 옷이...”
그 목소리는 심상치 않게 허스키했다.
옷? 진희원은 눈을 내리깔고 자신의 몸에 입고 있는 흰색 티셔츠를 훑어보았다. 샤워를 마치고 나니 티셔츠가 약간 스며들어 쇄골에 붙어있는 것이 확실히 사람을 만나기에 불편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눈꼬리를 올리더니 수건을 반쯤 걸치고는 머리에 꽂은 비녀를 뽑아 허리까지 오는 긴 머리를 어깨에 덮었다. 그녀의 수려한 이목구비는 마치 연꽃처럼 청초하였다.
윤성훈은 계속하여 눈을 내리깔고는 그의 손목 걸이를 만지작거렸는데 마치 그녀가 무엇을 하고 있어도 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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