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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장 진상철을 치료해 주는 진희원

진희원을 얕보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진 씨 가문 사람들은 본래부터 집안이 엄격하고 겉치레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몇 명의 도련님들이 밖에서 사고를 쳐도 모두 자기가 진 씨 가문 사람이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이번에 서울에 온 것도 아가씨라는 사람만 데려가려고 했을 뿐 소문을 퍼뜨릴 생각은 없었다. ‘아, 깜짝이야. 난 또 내가 진 회장님의 신분을 폭로한 줄 알았어.’ 서울에서 적지 않은 가문들이 진 씨 가문한테 잘 보이려고 호시탐탐 기회만 노리고 있는데 진상철이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병원에 발붙일 엄두조차 나지 않을 것이다. ‘회장님이라는 걸 절대 들켜선 안 돼!’ 진희원은 이미 모든 걸 다 알아차렸지만 모르는 척 넘어가 줬다. 의사는 마음대로 환자의 정보를 밖으로 내보내서는 안 되니까. 그 신분이 어떻든 그냥 평범한 환자일 뿐이니까. 하지만 진희원은 궁금해졌다. ‘진 씨 가문 아가씨를 왜 자이 아파트에서 찾는 거지?’ 더 생각할 시간도 주지 않은 채 병원에 도착했다. 서울대학병원 6층 VIP 병실에서 진상철이 미간을 찌푸린 채 침대 위에 누워있었다. 내릴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 열 때문에 머리가 어질어질해졌고 계속 기침을 하면서 입으로 중얼거리고 있었다. “다영아… 우리 다영이 도대체 어디 있는 거야. 이 할배가 많이 보고 싶어…” 남지혁의 의술도 나쁘지 않았지만, 무엇 때문에 이런 증상이 생겼는지 단시일 내에 단정짓기는 어려웠다. 진상철이 혼수상태에 빠지자 급해 난 사람들은 재빨리 최지윤을 불러오라고 했다. ‘해외에서 상도 받았는데 그 사람이라면 방법이 있을 거야.’ 한편 최지윤은 아직도 천의각 때문에 머리가 복잡했다. 거기다가 병원에서 야근까지 시키니 언짢은 기분이 그대로 말투에서 느껴졌다. “번호표부터 뽑으라고 해. 정말 개나 소나 다 나한테 진료받으려고 하네?” “최 선생님, 지금 어르신 상황이 조금 위급해요. 나아지기는커녕 점점 악화만 되고 있거든요. 이러다가 정말 큰일날 수도 있어요.” 최지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럼 그 환자 받지 않을게. 다른 병원이나 알아보라고 해!” “그건 좀…” 당직을 서고 있던 박동준이 참지 못하고 말했다. “급한 불부터 꺼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자 최지윤이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지금 나한테 일을 가르치려고 드는 거야?” 박동준은 얼른 사과하며 부드럽게 말했다. “그래도 경주에서 오신 분인데, 한 번 보지 않으시겠어요?” ‘경주?’ 신분이 어떻든 가봐야 할 것 같은 느낌에 최지윤은 할 수 없이 대답했다. “알았어. 그 보호자보고 기다리라고 해.” “네, 알겠습니다!” 온다고 했지만 세월아 네월아 사람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 급해 난 남지혁은 병실 밖에서 줄곧 발을 동동 구르더니 윤 씨 가문한테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었다. 바로 그때 병실 안에서 갑자기 소리가 들려왔다. “큰일났어요! 환자분 심폐 기능이 갑자기 악화되었어요!” “동공 확인해 보세요.” “환자 보호자분! 보호자분 어디 계세요!” 남지혁은 듣는 것만으로도 식은땀이 줄줄 났다. ‘어떡하지? 그냥 도련님한테 말할까? 근데 경주에서 여기까지 오려면 적어도 3시간은 걸리는데…’ 바로 그때 의사가 큰 소리로 외쳤다. “지금 당장 수술 진행해야 합니다. 보호자 사인이 필요해요.” 순간 복도는 여기저기서 달려오는 의사와 간호사들로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마침 달려온 이호철과 진희원이 그 장면을 보고 말았다. 일의 심각성을 안 이호철이 창백해진 얼굴로 의사를 붙잡았다. “왜 그래요! 무슨 일인데요!” 남지혁은 두 눈을 붉히면서 말했다. “회장님께서 아마 고비를 넘기기 힘드실 것 같습니다.” “네?” 이호철의 입이 파르르 떨렸다. “그럴 리가 없어요. 그냥 보통 감기라면서요?” 남지혁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저도 처음엔 그런 줄 알았어요. 하지만 부장님도 아시잖아요. 원래도 폐가 안 좋으셨지만 이번에 다영 아가씨 찾으려고 무리를 했더니 더 쇠약해지셨어요.” “그럼 치료하면 되죠!” 이호철이 큰 소리로 말했다. “저희 두 사람 때문에 회장님 이대로 영원히 눈 감게 만들 거예요?” 남지혁이 말했다. “저도 당연히 그러고 싶지 않죠. 근데 방법이 없잖아요. 최 선생님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저도 이런 증상은 처음이라 회장님이…” “제가 해볼게요.” 진희원이 그들의 대화를 끊어버렸다. 그리고 우수에 찬 두 눈으로 창문 옆 침대 위에서 알지 못할 병마와 싸우고 있을 진상철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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