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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9장 경씨 일가를 위한 함정

“경씨 일가에서 처리하던 일은 제가 기꺼이 맡도록 하겠습니다.” 경현민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자격 없어요.” “박 선생님, 누군가 박 선생님 의견에 토를 다네요.” 송형선은 평소 점잖은 차림을 했는데 이때 안경을 치켜올리면서 말했다. “현민 씨, 상회에 오랫동안 있으니 우리 모두 업무에 익숙합니다. 경씨 일가는 그 자리를 차지하면서 오랫동안 이득을 봤죠. 권력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마음은 알겠지만 그건 현민 씨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박영운은 사람 좋은 척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렇게 쟁론해 봤자 소용없어요. 우리는 상회의 규칙대로 익명 투표를 할 겁니다. 경씨 일가가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동그라미를 쓰시고 반대하는 사람은 엑스를 쓰세요.” “모든 건 투표로 결정될 겁니다. 그래야 공정하니까요.” 말을 마친 뒤 그는 사람을 시켜 투표함과 종이, 펜을 가져오게 하여 사람들의 앞에 놓았다. 겉으로 보기에 공정할 뿐이지 사실상 이 투표의 결과는 정해져 있었다. 경이정은 마치 상대방의 수작을 알아챈 듯 검은 정장을 입고 조용히 앉아 있었다. 그의 눈동자에서 한기가 감돌았다. 잠시 뒤 사람들은 투표를 마친 뒤 종이를 투표함에 넣었다. 박영운은 마지막으로 써서 냈다. 박영운은 사람을 뽑아 한 명은 투표 결과를 확인하게 하고 다른 한 명은 투표 결과를 기록하게 했다. “동의 한 표.” “비동의 한 표.” “동의...” 투표 결과를 읽는 사람의 목소리가 회의실에 울려 퍼졌다. 이제 투표함 안에는 쪽지 하나만 남아있었다. 현재로서는 동의가 20표, 일부 상회 구성원들은 기권했고 이제 단 하나만 남았다. 투표 결과를 확인하는 사람은 마지막 쪽지를 천천히 들었다. “동의.” 그의 목소리와 함께 상회 중 반 이상의 구성원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경현민은 두 주먹을 꽉 쥐었다. 이것은 회의가 아니라 합심하여 경씨 일가를 물러나게 하려는 수작이었다. 남쪽 상회에는 더 이상 그들이 서 있을 자리가 없었다. 여론이 잠잠해진다면 다시 돌아오라고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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