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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8장 부성애

일반인들은 사회가 잔혹하다는 사실을 잘 알았다. 박서영의 할아버지는 가난해서 무시당한 적이 너무도 많았다. 그들과 같은 사람은 집에서 죽어도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렇게 바라는 것 없이 그들을 도와주는 사람은 정말로 보기 드물었다. 만약 손녀에게 문제가 생긴다면, 두 노인이 교문 앞에서 목숨을 끊는다고 해도 그들의 손녀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박서영의 선배인 문새원이 그랬다. 문새원의 아빠 문형운은 하던 일도 내팽개치고 매일 문새원을 찾아다녔다. 매번 학교에 찾아갈 때마다 학교 측에서는 본인들과 상관없는 일이라고 했다. 딸이 해외에 가서 아빠와 연락하기를 원하지 않는데 왜 학교에 와서 난리를 치냐고, 그리고 그에게 주제 파악을 하라고 했다. 그들이 아니면 그와 같은 가난한 사람들이 어떻게 해외를 가겠냐면서 말이다. 심지어 더럽다면서 욕을 하기도 했다. 그건 박서영의 할아버지가 문형운과 함께 학교에 갔다가 직접 들은 얘기였다. 그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비참하게 그곳에 서 있었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문형운은 허리가 부러질 정도로 그들에게 애원했지만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 그들은 결국 학교에서 쫓겨났다. 박서영의 할아버지는 문형운이 얼굴이 벌게진 채 우는지, 웃는지 구분도 안 가는 표정으로 말하는 걸 들었다. “안 돌아오는 것도 좋죠. 그곳에서는 돈을 벌 수 있을 테니까요. 우리 집구석에는 아무것도 없어요. 새원이가 해외에서 잘 지낸다면 오히려 잘된 거예요. 그렇죠?” 박서영의 할아버지는 당시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그도 그렇게 생각했다. 손녀가 잘 지낸다면 돌아오지 않아도 괜찮았다. 본인의 가난함을 그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 뒤로 눈이 달린 사람이라면 문형운이 그때부터 생기를 잃고 점차 정신을 놓을 때가 많아졌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원래도 몸이 좋지 않았는데 계산을 잘못하는 경우도 많았고 한 번은 단속에 걸려서 벌금을 낸 적도 있었다. 지금까지도 주변 사람들은 그를 만나게 되면 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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