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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화

“지민아, 오랜만이야! 시현이가 전부터 계속 나를 데리고 와서 같이 밥이라도 먹으려고 했는데, 2년이나 기다리게 될 줄은 몰랐어.” 유지민은 담담하게 웃으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양민하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지민아, 나랑 시현이는 곧 결혼할 거야. 2세 계획도 있는데 올해에 낳는 게 좋을까, 내년에 낳는 게 좋을까? 물론 시현이는 그런 걸 크게 신경 쓰지 않겠지만 말이야. 지민아, 넌 어떻게 생각해?” 유지민은 아무렇지 않은 듯 양민하의 신경을 긁었다. “일단 혼인신고부터 하고 말해요. 두 분은 언제 혼인신고를 할 예정이죠?” 강시현은 유지민의 반응이 궁금해서 양민하를 말리지 않았다. 하지만 유지민은 아무렇지 않아 하면서 두 사람더러 빨리 혼인신고를 하라고 하니 양민하는 난감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강시현이 먼저 입을 열었다. “아직은 혼인신고를 할 생각이 없어. 민하는 사업이 우선이니까. 급하지 않아.” 양민하는 몰래 손을 꽉 쥐었다. ‘그놈의 사업!’ 계속해서 연예계에서 종사하면서 결혼하지 않는다면 노처녀라는 이미지가 각인될 것이다. 연예계의 여자 연예인들은 재벌가와 결혼하는 것을 신분 상승의 시작이라고 생각했다. 양민하는 그치지 않고 유지민을 비웃었다. “지민아, 혼인신고는 네가 더 잘 알 것 같은데. 네가 결혼한 지 2년이 되었다며? 그런데 왜 아직도 남편을 데려오지 않는 거야? 설마 어머님과 시현이를 속이기 위해서 사기 결혼을 한 건 아니지?” 강시현은 양민하의 말을 들으면서 유지민의 표정을 관찰했다. 양민하의 말이 사실이라면 유지민의 표정에서 드러날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유지민의 표정은 담담하기만 했다. 이때, 마침 강인혁이 돌아왔다. 성큼성큼 다가온 강인혁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얘기했다. “여보, 나 왔어. 내가 늦었지.” ‘여보’라는 소리에 거실의 분위기가 차갑게 굳어버렸다. 강시현은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심장 소리를 숨길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전미자도 놀라서 숨을 들이켜고 믿지 못하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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