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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화

“시현아!” 양민하는 강시현을 붙잡으려 했지만 이제 강시현은 예전처럼 그녀를 신경 쓰지 않았다. 양민하는 그의 기분을 알기 어려웠다. 그녀는 그 자리에 서서 발을 동동 구르며 불만을 표시했다. 양민하는 어떤 여자에게도 진 적이 없었다. ‘내가 어린애에게 지다니! 절대 받아들일 수 없어!’ 양민하는 입술을 깨물며 자신을 진정시키려 했지만 눈에는 여전히 독기가 스쳤다. 그녀는 이내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연결되자 양민하의 목소리는 음산해졌다. “일 하나만 해줘.” 한편 막 회사로 돌아온 유지민은 강인혁의 연락을 받았다. 왠지 모르게 강인혁과 대화할 때 그녀의 마음은 한결 편안해졌다. 마치 조금 전의 불쾌한 감정은 모두 사라진 듯했다. 그녀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제안했다. “오늘 일찍 끝내고 들어갈게요. 저녁 같이 먹어요.” 말을 마친 유지민은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오는 강시현을 발견했다. 잠시 멈칫한 그녀의 눈에 이내 불쾌감이 스쳤다. ‘강시현은 여기를 자기 회사로 아는 건가? 왜 이렇게 마음대로 드나들어?’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먼저 끊을게요.” 유지민이 핸드폰을 꽉 쥐고 불쾌한 표정으로 강시현을 바라보았을 때 강시현이 먼저 물었다. “누구랑 통화한 거야?’ 유지민은 핸드폰을 꽉 쥐고 차분히 답했다. “무슨 상관인데요?” 그녀의 대답에 강시현의 분위기는 더욱 험악해졌다. 그는 그녀를 삼켜버릴 듯한 기세로 바라보았다. “유지민, 왜 계속 양민하를 괴롭히는 거야? 네가 해외로 갔을 때 민하는 자신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며 죄책감을 느꼈어. 나랑 민하 일은 우리가 알아서 해결할게. 너도 앞으로 그만 괴롭혀. 오늘 일은 네가 사과해.” 강시현의 단호한 말을 들으며 유지민은 그제야 깨달았다. ‘예전에 강시현을 좋아했던 건 콩깍지가 씌어서 그랬던 거였어.’ 그녀가 막 강씨 가문에 왔을 때 소심하고 겁이 많았기에 강시현은 그녀를 많이 챙겨주며 의지하게 했다. 하지만 지금 강시현의 어이없는 발언을 들으며 유지민은 그녀가 강시현을 좋게 생각했던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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