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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유지민이 업무를 처리하고 있을 때 내선 전화가 걸려 왔다. “무슨 일이죠?” “대표님, 아래에 양민하 씨가 찾아오셨습니다. 대표님께서 오지 않으시면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으시겠다고 합니다.” ‘양민하?’ 유지민의 얼굴이 더욱 어두워졌다. ‘두 사람은 번갈아 가며 찾아와 시비를 거는 건가? 이미 물러났는데 왜 계속 잡고 놔주지 않는 거야!’ 유지민은 마치 차가운 칼이 심장을 갈아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유지민도 이번 기회에 마지막이라고 확실히 말해두고 싶었다. 그녀는 입술을 가볍게 깨물었다.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 “알겠습니다.” 아래층에 도착하자 양민하가 회사 로비 소파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자신을 완전히 가리고 있었다. 유지민을 발견한 양민하는 당당하게 일어나 그녀에게 다가왔다. “지민아, 오랜만이야. 2년이 지났는데 변한 게 없네.” ‘변하지 않았다고?’ 유지민은 눈을 가늘게 떴다. ‘지금 2년 전의 유약한 나랑 다를 게 없다는 것을 암시하는 건가?’ “무슨 일로 찾아오셨나요?” “여기는 불편하니 식당에서 얘기하자.” 유지민이 잠시 망설이자 양민하는 바로 설명했다. “지민아, 오해하지 마. 나를 스토킹하는 팬들이 많아서 너한테 민폐라도 끼칠까 봐 그래.” 이미 인내심이 바닥난 유지민은 눈살을 찌푸리며 답했다. “가시죠.” 식당에 도착하자 양민하는 숙모처럼 유지민을 걱정하는 척했다. “지민아, 해외에서는 어떻게 지냈어? 그때 시현이는 나랑 병원에 있었는데 네가 떠날 때 우리한테 말도 없이 가버렸잖아. 내가 알았더라면 시현이를 공항에 보내 너를 배웅했을 텐데.” 양민하의 그럴듯한 말을 들으며 유지민은 이제 웃음도 나오지 않았다. 그녀는 양민하가 하는 모든 말들이 입에 발린 거짓말처럼 느껴졌다. 유지민은 송민하가 겉으로는 부드럽게 웃고 있지만 마음에는 독사가 들어앉았다고 생각했다. “사실 지민이 너도 너무 감정적으로 굴지 말아야 했어. 나랑 시현이는 여러 번 너를 찾아가려고 했지만 네가 어디 있는지 몰라서 못 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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