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화
유지민은 부모님의 질문에 순간 망설였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며 흔들리는 눈빛을 감췄다.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더 이상 강시현을 떠올릴 때 가슴이 크게 요동치지는 않았다.
시간은 결국 모든 감정을 희석하는 법이었다.
정말 귀국하더라도 이제는 덤덤히 강시현이 양민하와 결혼한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어쩌면 아이가 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녀에게도 모든 결정을 내리기 전에 대화를 나눠야 할 사람이 있었다.
유지민은 망설이다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엄마, 돌아가서 인혁...”
그녀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박지연이 먼저 반응했다.
“어머, 내 정신 좀 봐. 이건 너 혼자 결정할 일이 아니잖아! 인혁이랑 먼저 상의해야지. 돌아가서 얘기 잘 나눠봐. 엄마는 두 사람의 행복이 제일 중요해. 네가 어떤 선택을 하든 응원할 거야.”
유지민은 긴장이 풀린 듯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네. 알겠어요.”
식사를 마친 유지민은 부모님 댁에서 몇 가지 음식을 챙겨 강인혁의 집으로 돌아왔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강인혁은 소파에 앉아 통화를 하고 있었다.
그는 유지민이 들어오는 걸 보자마자 짧게 한마디 한 뒤 전화를 끊었다.
그녀는 어렴풋이 강씨 가문이라는 말을 들은 것 같았다.
순간적으로 머릿속에 강시현의 모습이 스쳤지만 곧바로 그 생각을 지워버렸다.
오늘 강인혁을 찾아온 건 다른 목적이 있었으니까 말이다.
강인혁은 전화를 끊고 그녀가 든 물건을 받아서 들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밥 다 먹었으면 연락하지 그랬어. 데리러 갔을 텐데.”
조금 전 통화를 하던 차가운 목소리와는 완전히 달랐다.
유지민은 가볍게 입술을 깨물며 답했다.
“별로 무거운 것도 아니고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택시 타고 오면 되는데요 뭐.”
그녀는 고개를 들어 강인혁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제야 그의 머리가 짧아진 걸 알아차렸다.
머리를 자르고 나니 그의 이목구비는 더욱 뚜렷해 보였고 훨씬 성숙한 분위기를 풍겼다.
“머리 잘랐어요?”
강인혁은 살짝 미소를 지었다.
“알아보네?”
유지민은 피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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