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화
양민하와 함께 식사 중일 때에도 강시현은 수시로 휴대폰을 들여다보고는 했다.
어떻게든 대화를 이어나가 보려 계속해서 얘기를 꺼내던 양민하는 정신없이 휴대폰만 들여다보는 강시현의 모습에 표정이 점차 굳어져만 갔다.
결국, 참다못한 양민하가 강시현의 얼굴을 똑바로 응시하며 입을 열었다.
“시현아, 우리 오랜만에 같이 데이트하는 거 아니야? 왜 계속 이런 식으로 날 피하는 건데? 네가 왜 갑자기 이렇게 변해버린 건지 이해가 안 돼.”
쓸쓸하게만 들리는 양민하의 목소리에 뒤늦게 정신을 차린 강시현은 휴대폰에서 시선을 거두고 고개를 들었다. 그의 휴대폰에는 아직 유지민의 행방을 알아내지 못했다는 부하들의 메시지만 가득 와 있었다.
유지민은 무엇이든 강시현의 말에 따라주는 사람이었다. 그녀의 모든 중요한 결정 역시 강시현의 뜻에 따라갔다.
어느 학교에 갈지도 강시현이 정해주면 유지민은 불만 없이 바로 따랐다.
강시현은 금융 전공이었던 반면에 유지민은 춤에 타고난 재능을 보였다. 하지만 유지민은 강시현을 위해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예대 입시가 아닌 인문계로 전향해 금융 공부를 시작했다.
졸업한 뒤에도 강시현은 계속해서 유지민을 자신의 회사에 꽂아주었고 그렇게 그녀는 마케팅부서에서 2년 동안 근무하며 나름 뛰어난 성과를 냈다.
강시현은 겁많은 유지민이 무엇이든 다 자신의 말에만 따르는 게 귀찮게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한가한 시간에 그녀가 말없이 곁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기분 전환이 되곤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강시현은 여전히 유지민이 자신을 떠났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강시현은 평소와 다름없는 표정으로 양민하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그의 마음은 이미 통제력을 잃은 상태였다.
“아무것도 아니야, 민하야. 다 먹은 거지?”
양민하는 애써 강시현을 힐끔 바라보며 밀려오는 감정을 억누르려 했다
“시현아, 나...”
“회사에 일이 생겨서, 촬영장까지 데려다줄게. 요즘 루머나 너무 많아서 너한테 피해가 갈 거야. 이 시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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