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장
정지연은 꽤나 태연했다.
“다들 바쁘지 않으면 각 지역에 흩어져 있어서요. Z시에 돌아온지 얼마 되지 않아 일상이 그닥 복잡하지는 않아요. 예쩐에 해외에 있을 때에도 대부분은 실험실 아니면 교내에서 활동했죠. 약속을 잡아도 학교 안에서 잡았거든요.”
해외는 국내랑 달라, 이런 연구원들은 특정한 생활 범위 내에 있는 것이 좀 더 안전했다.
“다만 자주 나가지는 않지만 Z시에 대해 잘 알아요. 예를 들면 Z시의 지하철이요. 아무거나 물어봐요, 다 알아요.”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다 구운 고래를 그의 앞에 있는 접수에 놓아주었다.
주민환은 깊은 바다같이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를 조용히 바라봤다.
그녀의 얼굴에 드러난 옅은 미소가 시야 속으로 들어왔다. 맑고 사랑스러웟다.
“Z시가 마음에 듭니까?”
주민환이 물었다.
“가끔은 선택에 호감의 크기는 상관이 없어요. 그것 보다는 이곳에는 제가 정착을 할 이유가 있는 거죠. 마치 신자들 마음 속의 예루살렘 같은 거랄까요. 어쩌면 정 같은 걸지도요. 익숙한 도시, 익숙한 사람과는 표류하는 기분이 덜하거든요.”
술잔을 든 그녀는 주민환을 향해 살짝 잔을 들어보인 뒤 단박에 들이켰다.
“맛있네요. 마셔봐요.”
그녀의 두 눈은 마치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였다.
그 모습에 조금 마음이 일렁거려 미소를 지은 그는 따라 한 모금 마셨다.
“평소에 술 자주 안 마시죠?”
고개를 끄덕인 정지연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사실 저도 이런 담금주 같은 거 좋아해요. 향도 좋고 맛도 깔끔하고 딱 제 입맛에 맞거든요. 근데 주량이 그닥 좋지는 못해서요. 저희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은 또 술을 마시는 건 좀 그렇기도 해서 이럴 때나 가끔 몇 잔 마시는 거죠.”
“적당히 마시는 게 제일 좋죠. 많이 마시면 몸 상해요.”
정지연의 손에서 집게를 가져온 주민환은 우아하게 고개를 굽기 시작했다. 다 구운 고기는 젠틀하게 정지연의 그릇에 놓아주었다.
“적당히… 네, 이치야 다 알고 있죠. 하지만 진짜로 실행에 옮기려면 힘든 것 아니겠어요? 사람은 원래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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