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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장

정지연은 입원을 하고 싶지 않았다. 너무 시간 낭비였고 어쩌면 상대를 자극하게 될지도 몰랐다. “의사 소견을 들어야죠.” 주민환의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에는 위안이 담겨 있었다. “빨리 나으면 괴로운 걸 참을 필요가 없잖아요.” “괜찮아요. 찰과상일 뿐이에요. 이미 익숙해요, 입원을 해도 경과 관찰밖에 안 되니까 그냥 돌아가죠.” 정지연은 그렇게 말하며 의사를 향해 담담하게 말했다. “선생님, 실례지만 해열제와 항생제 처방해 주세요. 간단한 의료 지식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 문제 생기면 곧바로 병원 내원할게요. 지금 제 꼴로는 입원하기도 불편해서요.” 그렇게 말한 정지연은 자신의 몰골을 쳐다봤다. 오물을 뒤집어쓴 몸은 역겨운 냄새를 풍기고 있어 그녀는 이미 한계였다. 당장이라도 돌아가서 씻고 싶었다. 의사는 주민환을 흘깃 쳐다봤다. 주민환이 고개를 끄덕이자 그제야 입을 열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조심하시고 문제 생기면 바로 내원해 주셔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 과학기술원에서 보낸 사람은 빠르게 도착했다. 사건의 경과를 이해한 그들은 곧바로 돌아가 보고했고 거의 밤새 이어진 회의 끝에 정지연 피습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전담팀을 꾸렸다. 정지연은 주사실의 의자에 앉아 한 손에는 링거를 맞고 있었다. 맞고 있는 것은 항생제였다. 주민환은 아주 바쁜 듯 휴대폰이 끊임없이 울렸지만, 단 한 번도 받지 않았다. 그러다 그녀가 자리에 앉아 조용히 링거를 맞기 시작한 뒤에야 밖으로 나가 전화를 받았다. “대표님, 전부 체포했습니다. 총 13명이고 일부는 학생입니다….” 전화 너머로 보고를 하는 지진욱의 말투는 진중했다. “어떤 신분이든 어떤 뒷배가 있든 반드시 엄중한 대가를 치르게 해. 이번 일로 정 교수 쪽에서 아무런 지시가 없다면 반드시 끝까지 추궁하도록 해.” 가라앉은 주민환의 목소리는 음산했다. “네, 대표님, 알겠습니다. 현재 경찰 측에서 심문해 본 결과 문씨 가문의 딸, 문유설의 팬이 문유설의 분풀이를 해주기 위해 자발적으로 사람들을 조직해 교수님을 공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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