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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이세빈은 허약해 보이던 전과 달리 생기를 되찾은 그녀의 얼굴에 안도했다.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감싼 채 강준하가 돈을 보내고 나서야 표정이 한결 풀렸다. “문제가 해결되었으니 전 제 아내와 함께 이만 집으로 가겠습니다.” “그... 그래.” 강준하는 속에서 피가 철철 흐르는 것 같았지만 이세빈은 이미 강서우를 감싼 채 떠난 뒤였다. 차에 탄 이세빈이 실수로 그녀의 팔을 건드리자 강서우가 나지막한 탄성을 내질렀다. 이세빈이 정확히 그녀의 손목을 잡아당겨 들춰보니 팔이 빨갛게 부어 있었다. “사당에 불이 났을 때 다친 거예요? 그럼 빨리 병원에 가서 치료해야죠!” 이세빈의 두 눈에 걱정스러운 기색이 스쳐 지나자 강서우는 살짝 당황했다. “사당에 불이 난 건 어떻게 알았어요?” 다 묻고 나서야 불필요한 말인 걸 깨달았다. 상대는 무려 이세빈인데 이곳 서경에서 그가 모르는 일이 또 있을까. “병원으로 가요.” 이세빈은 조심스럽게 그녀가 다친 곳을 피해 손목을 꽉 붙잡았다. 강서우는 어머니의 납골함을 안치할 생각에 너무 급한 나머지 상처를 돌볼 시간이 없었고, 나중에 박민재가 소란을 일으키면서 완전히 잊고 있었다. 이세빈의 어두운 표정에 그녀는 황급히 손을 내저었다. “그냥 살짝 덴 거고 살이 벗겨진 것도 아니라 집에 가서 약 바르면 돼요.” “안 돼요. 병원 가요.” 이세빈이 고집을 부리자 기사는 액셀을 밟고 곧장 병원으로 달렸다. 강서우도 그를 이길 수 없어 순전히 함께 병원으로 따라갔다. 이세빈이 약을 가지러 간 사이, 강서우가 홀로 복도 의자에 앉아 쉬면서 상처를 살펴보고 있는데 옆방에서 걸어 나오는 박민재와 유송아가 보였다. 유송아는 박민재의 팔짱을 끼고 있었다. “그냥 심장이 불편했던 건데 괜히 민재 씨까지 병원에 오게 했네요.” “검사해서 괜찮으면 됐어.” 부드럽게 위로를 건네던 박민재는 고개를 드는 순간 강서우와 시선을 알아차렸다. 살짝 시선을 내리니 여전히 빨갛게 부어오른 팔이 보이자 그는 무의식적으로 유송아를 떼어내고 그녀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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