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2화
“그때...”
박민재는 깜짝 놀란 채 그 자리에 멈춰 섰다. 눈빛에는 충격과 상실감이 뒤섞여 있었다. 금방이라도 무너져 버릴 것만 같았다.
예전이었다면, 강서우 또한 그를 보며 가슴 아파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녀의 마음은 한겨울의 깊은 못처럼 아무런 동요도 없었다. 그저 뼛속까지 차가울 뿐이었다.
“회담이 시작됩니다. 참가하는 각 그룹의 대표께서는 입장해 주세요.”
직원의 목소리가 두 사람을 현실로 되돌렸다.
박민재는 강서우를 불러 세울 틈도 없었고, 강서우는 이미 빠른 걸음으로 회의실 안으로 들어갔다.
유송아는 여전히 다정하게 그의 팔을 붙잡고 있었다.
“언니도 그때 너무 화가 나서 홧김에 그런 행동을 한 걸 거예요. 그리고 언니는 나중에 천천히 달랠 수 있지만, 사업을 놓쳐 버리면 언니를 붙잡을 능력도 없어져요.”
입으로는 너그러운 척하지만, 속으로는 질투심이 치밀어 올랐다.
미래 그룹 규모는 작지 않았다. 강서우의 지분으로는 대저택에서 풍족하게 살 수 있었다. 그렇게 좋은 걸 아무렇지도 않게 내팽개치다니 말이다.
정작 그녀는 평생을 꿈꿔도 못 얻을 것이라는 사실은 전혀 모르는 모양이었다.
유송아는 분노와 질투로 속이 타올랐지만 겉으로는 박민재를 달래며 회의실로 데려갔다. 그녀의 마음속은 더욱 억울했다.
‘대체 언제쯤이면 나도 떳떳하게 오빠 곁에 설 수 있을까?’
회의실 안.
모두 자리에 앉았다.
회의는 낮부터 밤까지 이어졌고, 여러 과정을 거치느라 모두 입이 바싹 마르고 피곤해 보였다.
이신 그룹의 고위층은 영미 그룹 쪽에 유독 시선을 자주 보냈다.
“몇 년 전 시장이 혼란스러웠을 때, 영미 그룹은 자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지출과 수입을 간신히 유지했죠. 멀리 내다보고 여러 상점에 투자한 덕분에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안목이 참 대단한데, 이제 이렇게 젊은 책임자인 강서우 씨가 오니, 우리 이신도 기대가 큽니다.”
그 말을 들은 강서우는 조용히 자신을 꼬집으며 정신을 다잡았다.
“관심 가져주셔서 고맙습니다.”
유송아는 이 이야기를 듣고, 상대가 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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