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장
병원에서는 느끼지 못했지만, 집으로 돌아온 후 강로이는 생활 습관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규진의 아버지는 언제 어디서나 가래를 뱉었고 담뱃재를 여기저기 털었다. 변기 주변에는 소변 자국이 남아 있었다.
한규진의 어머니는 싱크대를 닦던 행주를 물로 대충 헹궈 그걸로 그릇을 닦았고, 숟가락이 바닥에 떨어져도 그냥 손으로 훔쳐 국에 담았다.
일상에서도 어떻게든 작은 이득을 보려는 모습이 강로이에게는 거슬렸다.
마지막으로 한규진에게서도 처음 보는 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학교에서는 한규진이 진흙 속에서 피어난 연꽃처럼 느껴졌지만, 집에서는 달랐다.
한규진이 아무리 깔끔해도 부모의 나쁜 습관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었다. 많은 생활속 습관들이 강로이에게는 견디기 어려웠고, 한규진은 그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강로이에게는 모든 것이 불쾌하게 다가왔다.
어릴 때부터 이런 부모 밑에서 자란 한규진이 아무리 깔끔하다고 해도 그들의 나쁜 습관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었다. 많은 생활의 작은 부분들이 강로이에게는 견디기 어려웠고 한규진은 그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강로이에게는 모든 것이 불쾌하게 다가왔다.
한규진이 그동안 강로이에게 거리를 두고 있었기에 그 거리감이 신비로움을 더해주었었지만 가까이 지내게 되면서 그런 신비로움은 모두 사라져 버렸다.
사실 병원에 있을 때부터 강로이는 한규진이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한규진은 자신의 힘든 상황을 보여주며 강로이의 연민을 사서 자신을 돕고 집안과 맞서 싸우게 만들려 했던 것 같았다.
가끔 강로이가 난처한 표정을 지을 때마다 한규진은 그 모습이 자신을 안쓰럽게 여기는 것이라 착각했다. 하지만 강로이는 오히려 스스로를 돌아보고 있었다.
‘내가 한규진을 좋아하긴 하지만... 이게 진짜 사랑일까?’
어느새 또 이틀이 지났고 한규진은 점점 초조해졌다.
‘강로이는 왜 집에 돌아가겠다는 얘기를 꺼내지 않는 거지?’
“내일 하루 쉬니까 근처에 산책하러 갈래?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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