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장
김 집사가 한규진의 어머니를 찾아와 경고를 날렸다는 말을 전해 들은 강로이는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마음 한편으로는 안도감을 느꼈다.
‘나를 완전히 버린 건 아니었어...’
만약 한규진의 어머니가 처음부터 끝까지 연기를 제대로 했다면, 강로이는 가족들이 자신을 괴롭힌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강로이는 이미 한규진 어머니의 속셈을 꿰뚫고 있었고, 침대에 누워 불편한 척하며 신음하는 모습도 그저 우스울 뿐이었다.
“규진아, 엄마 마음이 너무 아프다. 내가 무시당하는 건 괜찮지만, 네가 앞으로 상처받을까 봐 걱정이야...”
침대에 누워 가슴을 치며 울먹이는 한규진의 어머니는 뒤에 서 있는 강로이의 반응을 슬쩍 살폈다. 그녀는 강로이의 반응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자기 집안이 이렇게까지 무례한데도 강로이는 전혀 미안한 기색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한규진의 어머니는 강로이의 태도를 보고 싶어 그렇게 말했지만, 강로이는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한규진은 젖은 수건으로 어머니의 얼굴을 닦아주며 다독였다.
“그만 좀 해요. 일단 푹 쉬세요.”
‘그만 좀 하라니?’
한규진의 어머니는 눈을 크게 뜨고 아들을 바라보았다.
강로이에게 등을 보인 채 서 있는 한규진은 표정 없이 차가운 눈빛으로 경고의 기색을 보였다. 이옥순은 아들의 그런 태도에 결국 마음을 접고, 아들이 얼굴을 닦아주려는 수건을 밀어내며 옆으로 돌아누웠다.
“알겠어. 나 피곤하니까 좀 잘게.”
겉보기에는 다정한 모자의 모습이었지만, 사실 한규진의 어머니는 아들을 무서워했다.
한규진과 강로이가 병실을 나와 옥상으로 올라갔다. 멀리 풍경을 바라보며 한규진은 쓸쓸하게 말했다.
“로이야, 내가 부족한 거야.”
모든 문제를 자신 탓으로 돌리는 한규진을 보며 강로이는 마음이 아팠다.
“한규진, 너는 잘하고 있어. 우리 아빠가 널 좋아하지 않는 건 너를 잘 몰라서야.”
한규진은 강로이를 껴안으며 실망스럽게 말했다.
“로이야, 내가 많이 좋아해. 하지만 너에게 어울리지 않을까 봐 두려워.”
비누 향이 살짝 나는 그의 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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