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장

알렉스는 강도하의 말을 쉽게 믿지 못했다. 하지만 익숙한 뒷모습을 떠올리니 임유나와 정말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하면 할수록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알렉스에게 강도하는 아직 어린아이 같았고 순진하고 착한 후배였다. 그는 도하가 아버지에게 속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마음 한편으로는 혹시 임유나가 돌아온 건 아닐지 의문이 들었다. 그러다 보니 알렉스는 인터넷에 떠도는 소문들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원래대로라면 안국으로 돌아가야 했지만, 알렉스는 며칠 더 머물며 고민하다 결국 강씨 가문을 방문하기로 결심했다. 직접 찾아가 진실을 확인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다른 일을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알렉스가 찾아왔을 때, 강시후는 속으로 만 번이나 거절하고 싶었다. 가능하다면 문을 닫고 손님을 맞이하지 않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알렉스는 임유나의 친구였기 때문이었기에, 만날지 말지는 임유나에게 달려 있었다. 결국 알렉스는 집 안으로 안내되었고, 현관에서 거실로 들어오는 동안 알렉스는 잔뜩 긴장한 채 계속 침을 삼켰다. “알렉스, 오랜만이에요.” 임유나의 얼굴을 보고 익숙한 그녀의 목소리를 듣자, 알렉스는 벙찐 채 한참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임유나 앞으로 다가가서 안국식 인사인 볼 키스를 하려 했지만, 손을 내밀자마자 강시후가 그 손을 밀어냈다. 힘에 밀려 알렉스는 뒤에 있던 소파에 털썩 앉았다. 하지만 그는 강시후를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놀라움과 기쁨에 젖어 아이처럼 기뻐했다. 그의 모든 행동은 본능적이었다. 힘에 밀려 알렉스는 뒤에 있던 소파에 털썩 앉았다. 하지만 그는 강시후를 신경 쓸 여유도 없이, 놀라움과 기쁨에 완전히 압도되었다. 그의 모든 행동은 본능적이었다. “유나 씨! 정말 유나 씨 맞아요? 정말 돌아오신 거예요? 너무 잘됐어요! 정말...” 알렉스는 감정이 풍부한 사람이었다. 190cm가 넘는 키에 수염이 가득한 건장한 남자가 눈물 콧물을 흘리며 울기 시작했다. 삼촌을 물리치고 가문의 경영권을 되찾은 이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