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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장

“유나야, 오늘 하루 종일 기분이 엉망이었는데 네가 와줘서 완전 달라졌어.” “너랑 도하가 날 신경 써 주고 회사까지 와주다니 정말 행복해.” “이 서랍 안에는 네가 좋아하는 간식들이 가득해. 네가 돌아온 날 준비해 둔 거야. 네가 언제 와서 먹을지 기다리면서 말이야...” ... 강시후가 임유나를 데리고 자신의 사무실 곳곳을 구경시키는 모습을 보며 강도하의 눈빛이 서늘해졌다. 역시 상업계의 늙은 여우답게 교활하기가 이를 데 없었다. 일부러 자신을 ‘약자’로 보이게 해서 임유나가 걱정하고 안쓰럽게 여기도록 하려는 속셈이 분명했다. 그래야 무언가를 요구할 수 있을 테니까. 강도하는 순간 임유나를 회사에 데려오기 전에 더 철저히 준비하지 못한 게 조금 후회되었다. “유나야, 나 두 시간 후면 퇴근인데 같이 갈까?” 임유나는 강시후의 퇴근 시간을 기다렸다가 함께 갈 건지 묻는 눈빛으로 강도하를 바라보았다. “좋아요. 그럼 우리는 그동안 회사 구경도 할 겸 여기저기 둘러봐요.” 로엘 그룹의 사옥은 넓었고 직원들이 일하는 환경도 매우 좋았다. 휴식 공간과 헬스장은 물론 다양한 실내 조경까지 갖추어져 있었다. 구내식당도 볼만한 곳이었다. 무엇보다 로엘 그룹이 지난 15년간 어떻게 성장했는지 엿볼 수 있었다. 강시후가 평소 보여 주는 이미지와는 달리 그의 강력한 사업 수완은 꽤 이질적이었다. 임유나 앞에서의 순한 모습은 다 가짜였다. “그래, 시후야. 편하게 일 봐. 끝나면 같이 집에 가자.” 강시후는 머리가 지끈거렸다. 직원들이야 함부로 뒷담화를 할 리 없겠지만 이 귀찮은 녀석이 옆에서 한마디라도 부추기면 어떻게 될지 모를 일이었다. “유나야, 나도 같이 구경하면 안 될까?” 강시후가 이렇게 제안하자 임유나는 생각할 것도 없이 단호히 거절했다. 회사에 대표가 따라다니면 구경이 아니라 시찰하는 모양새가 되지 않는가. 그러면 직원들도 괜히 긴장할 텐데 그게 무슨 구경이란 말인가. “안 돼. 일 제대로 안 하면 지금 바로 갈 거야!” 임유나를 이길 수 없었던 강시후는 한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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