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2장
박시준은 바로 끊긴 휴대폰을 바라보았고 그의 기분은 순식간에 지옥으로 떨어졌다.
진아연에게 혼난 것이 기분이 나쁜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진아연에게 꽃다발을 건넨 사실이 화가 났다.
진아연에게 꽃을 보낼 수 있는 사람이 마이크 아니면 김세연인데, 그들이라면 분명 자신의 이름을 적었을 것이다.
대체 누구지? 대체 누가 몰래 진아연에게 큰 관심이 있다는 거지?
"잠시 일이 있어. 계속하세요!" 박시준은 그렇게 말한 뒤, 회의실을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
임원진들은 그가 떠나는 모습을 보며 회의를 다시 시작하려고 했다.
하지만 매주 월요일 아침 보고는 그에게 업무 보고를 하는 자리였다.
대표가 없는 회의에 업무 보고를 누구에게 한다는 말인가?
박시준은 회의실에서 나와 곧장 자신의 사무실로 들어가 문을 쾅 하고 닫았다.
비서는 사무실 문밖에서 자신의 대표를 보며 공포에 떨고 있었다.
그녀는 이곳에서 오랫동안 일을 했으며, 오늘 처음으로 이런 실수를 저질렀다. 그것도 아주 큰 실수를 말이다!
커피가 많이 뜨겁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대표님의 휴대폰과 손, 옷이 엉망이 되었다.
지금 대표님께서 그녀를 탓하지는 않았지만 언젠가 대표님께서는 염두에 두었다가 처리할 것이다.
"무슨 일이죠?" 지나가던 조지운은 비서가 곧 울음을 터트릴 거 같은 표정을 보고 물었다.
비서는 조지운에게 회의실에서 있었던 일을 솔직하게 말했다.
"아, 대표님께서는 진아연 씨한테 혼나셔서 저를 혼내지 않으셨지만... 큰 실수였기 때문에. 나중에라도... 저를 벌하시지 않을까 싶어서요." 비서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정말이지... 진 아가씨가 부럽습니다. 분명 이런 실수에도 당당하게 갑자기 손을 뻗는 바람에 그렇게 된 거라고 말씀하셨겠지요."
조지운은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하하, 제가 보기에는 전혀 무서워하지 않으시는 것 같은데요."
"진 아가씨의 대담함에 다들 충격받으셨을 걸요? 저라면 진 아가씨처럼 꿈도 못 꿀 거예요. 대표님께서 이렇게 순종적이실 줄이야." 비서는 고개를 떨구었다.
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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