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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6장

"박시준 씨." 진아연은 박시준의 표정을 보고 바로 말했다. "좋은 명절 날에 별것도 아닌 걸 가지고 시비 걸고 그러지 마요." 진아연의 말에 박시준은 조금이나마 진정을 했다. 김세연은 계속해서 말했다. "저 명절 때마다 아연이한테 선물을 해 줘요. 반지 빼고 다른 건 다 해줬을걸요. 박시준 씨는 평소에 전혀 관심이 없겠지만 저는 지금처럼 그냥 평소에 하던 대로 하는 거예요, 근데 박시준 씨가 무슨 자격으로 화까지 내는 거죠?" 진아연 기억 속의 김세연은 늘 점잖고 부드러운 이미지였다. 하지만 지금 박시준에게 따지는 그의 모습은 진아연도 조금 낯설었다. 물론 김세연이 한 말에 진아연은 화내거나 하지는 않았다. 김세연이 박시준을 겨냥한 이유도 진아연을 위해서였다. "명절 때마다 선물을 주는데, 그게 뭐요?" 박시준은 경멸하듯 말했다. "둘이 사귀는 거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그 입 좀 다물어요." 박시준의 이 말은 김세연을 입을 다물게 했다. 하지만 진아연을 화니게 했다. "박시준 씨..." "운전할래 안 할래? 안 할 거면 내가 할게." 박시준은 진아연의 말을 끊었다. 박시준은 진아연이 김세연을 위해 자기한테 뭐라 할 것을 알았다. 하지만 듣고 싶지 않았다. 진아연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차 문을 열고 운전석에서 내려 뒷좌석 김세연 옆에 탔다. 박시준은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조수석에서 내려 운전석에 앉았다. 박시준이 핸들을 잡는 순간 진아연은 후회가 됐다. "B국 운전면허 없죠?" 박시준은 바로 가속 페달을 밟으며 여유롭게 대답했다. "응, 없어. 하지만 운전 경력만 20년이야." 진아연은 머리가 아팠다. 박시준은 운전석에서 절대 내릴 생각이 없어 보였다. 김세연은 다시 선물 박스를 진아연에게 건네주었다. "받아, 내가 너한테 주는 선물들은 하나, 하나 다 내가 직접 고른 거야. 안 받으면 난 분명 슬플 거야." 박시준은 백미러로 두 사람을 보고 있었다. 진아연은 처음에는 난처해 하더니 마음이 슬슬 풀리면서 결국은 김세연의 선물을 받았다. "세연아, 이번이 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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