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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2장

임신이다! 검강검진 결과표에 나온 날짜로 추정을 해 봤을 때, 박시준이 자기 가슴에 칼을 꽂은 바로 그날밤에 임신이 된 것이었다. 말도 안돼! 지금 두 사람 사이가 얼마나 엉망인데, 이 상황에 임신이라니. 한동안 진아연은 어떠한 말이나 표정으로도 지금 마음속의 충격을 표현할 수가 없었다. 라엘과 한이의 임신 소식을 알게 되었을 때와 똑같은 마음이었다. 슬프고 쓰렸다. 그때는 박시준이 이혼을 하자고 할 때였다. 하지만 지금의 진아연은 경제적으로 독립을 했고, 아이 한 명이든, 두 명이든, 혹은 세 명이라도 충분히 키울 수 있는 능력이 되었었다. 그런데, 임신 소식을 박시준한테 알려야 될까? 어쨋든 박시준은 심윤이 유산을 한 이유를 전적으로 진아연에게 돌렸고 무조건 아이를 가져야 한다고 하고 있다. 비록 두 사람은 연락을 끊고 살고 있지만, 나중에라도 또 이 일 때문에 다시 귀찮게 하면 어떡할까라고 진아연은 고민에 빠졌다. 마이크는 곁눈으로 진아연의 당황한 모습을 확인하고는 바로 다가가 진아연의 휴대폰을 보려 했다. 하지만 진아연은 쏜살같이 전원 버튼을 눌러 휴대폰 화면을 껐다. "너 검진 결과 괜찮은 거야? 표정 좀 걱정된다." 마이크는 진아연의 휴대폰을 확인하고 싶었다. 하지만 진아연은 보여주지 않았다. "괜찮아... 빈혈이 조금 있대." 진아연은 괜히 핑계를 댔다. "맞다, 이따가 오후에 나 좀 볼일이 있어서 나가봐야 될 거 같아." 진아연은 병원에 가서 다시 자세히 검사를 받아 임신 결과를 확인하고 싶었다. 마이크는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무슨 일인데?" "사적인 거야, 남의 사생활 일일히 캐묻는 거 아니야. 너가 나한테 말하고 싶지 않은 사생활도 있잖아, 나 한번도 안 물어보잖아." "나 너한테 숨기는 사생활 같은 거 없어!" "그래, 난 있어. 그래서 지금은 말해줄 수가 없어." 진아연은 담담하게 말했다. "그럼 언제 말해줄 수 있는데?" 엘리베이터가 열리고 진아연은 먼저 나갔다. "내가 말하고 싶을 때." 마이크: "진아연, 너 나 몰래 박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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