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20장
밤사이, 박시준은 1층 손님방에서 잠을 청했다.
하지만 그가 어떻게 잠들 수 있겠는가?
샤워를 마친 후, 그는 성빈에게서 온 전화를 받았다.
어찌 된 일인지, 이번 일을 주변 친구들이 모두 알고 있었다.
"난 정말로 아연이에게 떳떳하지 못한 일을 한 적 없어! 가족들이 나를 믿지 않는 건 그렇다 쳐도, 어떻게 너까지 나를 믿지 않을 수 있어?" 박시준이 한 손에는 휴대폰을 들고, 다른 한 손은 허리를 짚은 채, 똥 묻은 개처럼 방안을 이리저리 걸어 다녔다.
성빈: "네 아내도 너를 믿지 않는데, 내가 어떻게 너를 믿어! 너와 아연 씨와 어떤 사이인데, 그 아이가 네 아이인지 아닌지 아연 씨는 보자마자 한눈에 알아보았을 거 아니야!"
박시준: "어쨌든 난 모르겠어! 그 아이는 내 아이가 아니야! 이건 정말 말도 안 돼! 왜 아무도 내 말을 믿어주지 않는 거냐고!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이렇게 미덥지 않은 사람이었던 거야?"
성빈: "정말로 네 아이가 아니라면, 잠자코 친자 확인 검사 결과를 기다리면 돼. 이렇게 화낼 필요 없어."
박시준: "화가 나 죽겠는데 어떡해! 오늘 내가 무슨 꼴을 당했는지 네가 몰라서 그래! 아연이는 나를 믿지도 않고 내쳤어. 세 아이도 마찬가지고. 특히 라엘이, 라엘이의 말이 얼마나 상처였는지 몰라! 라엘이가 한 말 중 제일 심했던 말이 뭔지 알아? 바로 한이가 돌아오면 내게 손찌검할지도 모른다고 한 거야!"
그를 위로하려던 성빈이 그의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
박시준: "..."
이럴 수가!
이렇게 큰 소리로 웃다니!
"말이 나와서 말인데, 너 정관 수술했던 거 기억 안 나?" 한동안 웃음을 터뜨리던 성빈이 물었다.
박시준은 순간 멍해졌다: "맞아! 나 예전에 정관수술을 했었지! 그런데 내가 어떻게 밖에서 아이를 만들어 올 수 있겠어!"
이 말을 끝으로, 박시준은 전화를 끊은 뒤,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해 진아연을 찾아 나섰다.
2층.
라엘이와 엄마는 샤워를 마친 후 침대에 누워 이야기를 나누었다.
주로 앞으로의 삶에 관한 이야기였다.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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