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18장
그녀가 박씨 일가로 돌아온 이후, 이런 상황을 마주한 것은 처음이었다.
심각한 일이 생긴 것 같았다. 그런 게 아니라면, 부모님과 언니, 오빠가 모두 이럴 리 없었다.
"현이야, 이리 와." 라엘이가 먼저 입을 열었다.
"네." 현이가 책가방을 한편에 두고는, 언니를 향해 걸어갔다.
"현이에게는 내가 얘기할게!" 현이가 자신을 오해하는 게 싫었던 박시준은, 자신이 먼저 나서서 상황을 설명하고 싶었다. 현이는 아까 지성이가 그랬던 것처럼 크게 눈물을 터뜨리지 않길 바랐다.
이번 일로 힘들어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박시준은 크게 자책했다.
"그러세요! 아빠가 말씀하세요." 라엘이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현이는 느낄 수 있었다.
아빠에게 문제가 생긴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언니가 이런 태도로 아빠를 대할 리 없었다.
"현이야, 오늘 누가 한 아이를 여기로 보냈어. 아빠 아이라고 하면서 말이야. 하지만 아빤 맹세코 너희 엄마 외에 다른 여자를 만난 적이 없어. 그 아이는 절대 내 아이가 아니야." 박시준이 오늘의 두 번째 맹세를 했다.
갑자기 몰아닥친 엄청난 양의 정보에, 현이가 놀라 어찌할 바를 몰라 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빠의 말에는 진심이 묻어났다. 하지만 아빠의 말이 사실인지는 알 수 없었다.
집안의 막내인 그녀는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엄마와 오빠, 그리고 언니의 반응을 보고 싶었다.
"친자 확인 검사를 하면 되지 않아요?" 현이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맞아. 이미 사람이 와서 혈액 채취를 해갔어. 사흘 안에 결과가 나올 거야." 박시준이 말했다.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모두 나를 너무 냉대하지 말아줘. 만약 검사 결과가 나와 그 아이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걸로 나오면, 다들 내가 받은 상처를 어떻게 위로하려고 그래?"
박시준은 오늘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오늘 받은 충격에 비하면, 지난 몇 년 동안 받았던 충격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아빠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 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현이야, 넌 마음이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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