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16장
거실에는 팀장과 박시준만 남았다.
박시준에게 할 말이 있던 팀장이 박시준을 몰래 힐끗힐끗 바라보았다. 하지만 어떻게 말을 꺼내야할지 알 수 없었다.
"할 말이 있으면 하세요." 박시준이 먼저 입을 열어 어색함을 깼다.
"박 대표님, 박 대표님은 제가 굉장히 존경하는 분이세요. 전 줄곧 박 대표님께선 사업과 가정을 지키는 일 모두 성공하신 분이라고 생각했어요. 대표님께선 분명 매우 현명한 사람이시겠죠..."
"알았으니, 이런 입에 발린 말은 그만하고 요점을 말해요." 팀장의 말을 듣고 있자니, 박시준은 두통이 밀려왔다.
그의 아내는 그를 내쳤다. 머지않아 네 아이 역시 그를 내칠 것이다.
친자 확인 결과가 뜻대로 나오지 않는다면, 아내와 아이들은 그를 내치는 정도가 아니라, 다시는 그를 보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중년의 남성에게 이런 상황이 주는 타격은 어마어마했다.
"인생의 절반을 현명하게 살아오신 분이, 왜 갑자기 이렇게 심각한 실수를 저지르신 거예요?" 팀장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렇게 훌륭한 진 대표님과, 네 자녀분들을 두고 왜 그런 자극을 뿌리치지 못하셨어요?"
박시준: "난 그런 적 없습니다! 왜 아무도 내 말을 믿어주지 않는 겁니까?"
팀장: "그게... 대표님 말씀이 사실이라면, 진 대표님께서 왜 박 대표님을 외면하신 거예요?"
박시준: "아직 나와 그 아이 사이의 친자 확인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어요."
팀장: "... 결과가 나오려면 얼마나 걸리나요?"
박시준이 이를 악물고 대답했다: "사흘 안에 결과를 달라라고 했습니다."
팀장: "역시! 대단하세요! 친자 확인은 적어도 일주일에서 보름 정도가 걸린다고 들었거든요. 사흘 만에 결과가 나올 수 있는지 몰랐네요."
박시준: "..."
팀장: "방금 제가 가져온 합의서에 서명하는 편이 좋을 거예요. 대표님의 억울함이 입증되면, 그 합의서는 무효가 될 거예요.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귀책 사유가 대표님께 있어서, 재산 분할 소송으로 대표님께서 한평생 쌓아오신 명성이 모두 무너질 수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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