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14장
수수가 이렇게 협조적일 거로 기대하지 않았던 위정은 조금 당황스러웠다.
"아빠, 흰머리가 필요하셨으면, 왜 저한테 말씀하지 않으셨어요? 제 머리는 온통 흰머리에요! 필요하신 만큼 뽑아가세요!" 수현이가 말했다.
위정: "수현아, 아빤 네 흰머리는 필요하지 않단다. 네 흰머리는 다른 사람의 흰머리와 조금 다르거든."
수현이가 식식거리며 말했다: "알았어요!"
"아빠! 그럼, 제 것은요?" 소소도 끼어들었다.
위정은 울 수도 웃을 수도 없었다: "아빤 수수 머리에 있는 흰머리를 보자 갑자기 요즘 진행 중인 연구가 생각이 났을 뿐이야... 흰머리가 많이 필요한 건 아니란다!"
남편의 속셈을 알고 있는 시은이 소소를 끌어냈다.
위정이 수수의 포니테일을 풀었다.
그러자 새까맣고 아름다운 머리카락이 어깨 위로 흘러내렸다.
위정이 흰머리를 찾으려 수수의 머리를 이리저리 뒤적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수수의 머리에는 흰머리가 없었다.
위정이 남몰래 깊게 심호흡을 한 다음, 손에 잡히는 아무 검은 머리카락 한 가닥을 뽑았다.
"아빠, 저도 수수 흰머리 볼래요." 수수의 흰머리와 자신의 흰머리가 무엇이 다른지 궁금했던 수현이가 말했다.
위정은 살면서 이렇게 당황스러웠던 순간이 없었다.
그는 한평생 이렇게 공공연하게 다른 사람을 속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우선 지금은 아빠가 어서 가져가서 잘 보관하고 올게... 흰머리가 보고 싶으면, 수수 머리에서 다시 찾아보면 돼..." 위정이 곧바로 그의 서재를 향해 걸어갔다.
황급히 자리를 떠나는 아빠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수현이가 작게 '음'하고 말한 다음, 수수의 옆으로 다가가 손을 들어 수수의 머리카락을 뽑았다.
"수수야, 너 머릿결 정말 좋다!"
수수가 손을 뻗어 자기 머리카락을 만져보았다. 하지만 뭐가 좋다는 건지 느껴지지 않았다.
머리카락이 다 이런 것 아니었던가?
"난 나한테 흰머리가 있는 줄도 몰랐어!" 수수가 속삭였다.
"나도 보지 못했어..." 수현이가 수수의 머리에서 열심히 흰머리를 찾았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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