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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2장

왕은지는 휴대폰 화면의 번호를 확인하자 순간 핏물이라도 고인 듯 눈동자가 빨개졌다. 복수... 진아연의 복수가 드디어 왔구나! 지금의 그녀는 경호원이라도 부르고 싶은 마음이지만, 평소 행사나 사람 많은 곳에 갈 때만 경호원을 불러 마땅히 부를 사람조차 없었다. 그녀는 바로 전화를 끊고 싶지만, 손은 이미 자기도 모르게 수락 버튼을 눌렀고 전화가 연결되는 순간 바로 끊고 싶었지만 이미 모든 것이 늦어버린 상태였다. 왜냐면 전화 저편에는 익숙한 진준의 목소리가 전해졌기 때문이다. "희원아, 오늘은 우리가 결혼하는 날이야. 그리고 우리의 연애 5주년 기념일이기도 하지. 난 지금 너무 행복해! 넌 행복하지 않아?" 진준의 목소리는 휴대폰 스피커를 뚫고 왕은지의 귓가에 전해졌고 이에 왕은지는 휴대폰 화면을 바라보며 넋을 잃었다. "경규야, 나도 너무 행복해." 이때 장희원의 행복한 목소리가 전해졌다. “우리에게 있어 첫 5주년 기념일이지만, 앞으로 더 많은 5주년이 남았어.” "희원아, 고마워! 아무것도 없는 내 곁에서 지금까지 함께해 줘서 너무 고마워! 내가 제일 힘들고 우울할 때, 네가 옆에서 위로해 주고 챙겨줘서 항상 감사한 마음이야. 만약 네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 또한 없었을 거야. 지금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너한테 약속할게. 나 진준이 세상 모든 사람을 저버릴지라도 절대 너를 저버리지 않을게! 만약 내가 약속을 어긴다면 하늘이 날 벌해도 괜찮아!" ... 이는 진준이 장희원과의 결혼 당일 모든 사람 앞에서 맹세한 내용이었다.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말인가! 진준은 장희원과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바로 왕은지와 바람이 났고 왕은지의 딸은 진아연보다 몇 살 어리지도 않았다. 이에 하늘도 노하셨는지 진준은 중년에 들자 병 때문에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왕은지는 이들의 목소리에 그녀가 진준을 어떻게 유혹했는지, 결혼하기도 전에 어떻게 임신했는지, 그리고 배 속의 아이로 진준이 장희원과 이혼해 자기와 결혼할 수 있게 위협한 일들이 새록새록 떠올랐고 진씨 집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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