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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5장

아버지가 삼촌에게 전화하지 않았다면, 라엘이가 굶주린 채로 집에 돌아오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김세연은 라엘이를 집까지 데려다주고는, 박시준에게 인사도 하지 않고 곧장 집을 떠났다. 이모님이 김세연에게 줄 물 한 잔을 가지고 왔을 때, 김세연의 차는 이미 출발한 뒤였다. 박시준이 이모님의 손에 들린 물잔을 가져와 물을 단숨에 들이켰다. "라엘아, 너 이번 여름 캠프를 퇴소하면서, 아빠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 박시준이 라엘이를 데리고 손을 씻으러 데려가며 말했다. "다음번에 또 그러면 안 돼." 라엘이는 그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았다. 손을 씻은 뒤 라엘이는 머릿속에 번뜩 한가지가 떠올랐다: "이모님, 세연 삼촌의 신곡 들어봤어요?" 이모님이 고개를 저었다. "아뇨. 저는 음악을 별로 듣지 않아서요." "세연 삼촌의 이번 신곡, 진짜 좋아요! 제가 들려드릴게요!" 라엘이가 휴대폰을 켜, 스피커로 김세연의 신곡 를 틀었다. 그러고는 재생 버튼을 누른 다음, 노래의 볼륨을 최대로 높였다. 노랫소리가 순식간에 1층을 가득 채웠다. 박시준은 김세연의 신곡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김세연이 라이브 인터뷰에서 이번 신곡은 어떤 남자를 향해 쓴 곡이며, 자신은 그 남자와 원수같은 사이이라고 했던 것이 떠올랐다. 그 인터뷰를 보자마자 성빈은 김세연이 말하는 그 곡의 주인공이 박시준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성빈은 곧바로 박시준에게 김세연의 신곡을 들어보라고 권했다. 물론 박시준은 김세연의 신곡을 듣고 싶지 않았다. 그러자 성빈이 그 곡은 김세연이 박시준을 생각하며 쓴 곡이니, 한 번만 꾹 참고 들어보라고 당부했다. 노래의 절반 정도가 지나자, 그가 노래를 꺼버렸다. 이런 쓸데없이 우는 소리만 가득한 노래는, 정말이지 듣기 힘들었다. 더 들어봤자 시간 낭비였고, 그는 이 노래를 듣는 데 그의 피 같은 시간을 1초도 더 쓰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더 괘씸한 것은, 이 곡은 그를 비난하기 위해 쓴 곡이 아닌가. 그래서 그는 더욱 듣고 있기 힘들었다. 이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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