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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0장

진아연이 이렇게나 괴로워하는 만큼, 마이크는 박시준에게 한바탕 욕을 퍼부어주어야 마땅했다. 그렇지 않고는 분이 가시지 않았다. 게다가, 그는 분명히 하고 싶었다. 김영아를 향한 박시준의 태도는 도대체 어떤 것인지 말이다! 박시준이 김영아와의 관계를 확실히 하지 않는다면, 박시준과 이혼하도록 진아연을 설득해야 한다! 신호음이 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전화가 연결되었다. "아연이 말로는 성묘할 때 함께 갔다던데, 지금 어디야?" 박시준의 목소리는 평소와 다름없이 차분하고 기복이 없었다. "아연이가 성묘를 저랑 같이 간다고 했습니까?" 마이크가 깜짝 놀라 물었다. "같이 간 거 아니였어?" 깜짝 놀란 것은 박시준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하, 박시준 씨. 지금 제가 성묘를 갔는지 가지 않았는지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중요한 건, 어젯밤 당신이 김영아와 만난 걸 들켰다는 사실이죠!" 마이크가 불같이 화를 내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인 겁니까? 아연이와 함께하고 싶지 않은 거라면, 당장 이혼하세요! 아연이를 붙잡아두고서 밖에서 나도는 짓은 그만두란 말입니다!" "아연이가 그러던가?" 박시준은 우려가 현실이 될 줄 생각지 못했다. "어젯밤에 김영아와 만난 것은 사실이야. 아연이에게 말하려고 했는데, 그럴 시간이 없었어." 어젯밤, 그가 그녀에게 사실대로 이야기하려던 찰나, 최운석이 그녀를 부르는 바람에 그녀가 주방으로 가버렸다. 그 후 그는 졸음이 몰려와 잠이 들어버렸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그녀는 이미 집을 나선 뒤였다. 그는 이번 일을 일부러 숨기지 않았다. 그의 잘못이라면 기껏해야 문을 나서던 순간 그녀에게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다는 것 정도였다. 당시 집 안에 사람이 너무 많아, 바로 이야기하기 곤란했던 것도 있었다. "지금 이렇게 들켜버린 판국에, 말할 시간이 없다는 핑계는 넣어두세요." 마이크가 이죽거리며 말을 이었다. "박시준 씨, 정말 실망입니다. 김영아를 놓아줄 수 없고, 한 사람만의 남편으로 살아가는 게 그렇게 힘들다면, 이제 그만 아연이는 놓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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