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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6장

상대방은 즉시 답장을 보내왔다. "10억! 당신에겐 많지 않은 금액이죠? 오늘 밤까지 입금하시면 모든 사진을 파기하겠다고 약속드리죠." 진아연은 '10억'이라는 단어를 보고 우스웠다. 박시준과 김영아의 사진이 과연 10억의 가치가 있을까? 그녀는 정말로 이를 악물고 상대에게 가서 퍼뜨리라고 말하고 싶었다. 지금 바로 방송사든 신문사든 보내라고! 박시준과 김영아가 호텔에서 밀회하는 사진이 아니라 두 사람이 침대에 누워있는 사진이라도 그녀는 두려울 게 없었다! 박시준도 두려워하지 않는데 그녀가 두려워할 게 뭐가 있는가! 다만 그녀는 역겨웠고, 아이들도 역겨워할까 봐 두려웠다. 나이가 들면서 그녀는 자신의 성격은 예전보다 많이 차분해진 것 같았다. 전에는 참을 수 없었던 고통을 참을 수 있었다. 혹은 너무 많이 참아서 무감각해진 건지... 그녀는 상대방이 보낸 은행 카드 번호를 복사한 다음 모바일 뱅킹 앱을 열어 10억을 이체했다. 돈을 받은 후 상대방은 메시지를 보내왔다. "진아연 씨, 시원시원하시네요! 당신이 남편과 사이가 사실은 별로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네요! 그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진아연은 휴대폰을 꽉 움켜쥐었다. 얼굴의 어두워진 표정을 숨길 수 없었다. "아연 씨, 무슨 일 있어요?" 그녀의 차가운 표정을 발견한 최운석이 물었다. "누군가가 저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하네요." 그녀는 휴대폰을 내려놓으며 설명했다. "근데 그게 제가 아주 싫어하는 사람이라서요." "싫어하는 사람이면 그냥 무시하세요." "네." 그녀는 커피 테이블에서 물컵을 들어 물을 한 모금 마셨다. 물은 아까 따라놓은 것이지만 지금도 꽤 차가웠다. 찬물 한 모금 마시니 가슴까지도 차가워지는 것 같았다. 시간은 곧 새해까지 몇 초를 남기고 있었다. TV에서는 기자가 현장에서 카운트다운을 하는 장면을 생중계하고 있었다. "10, 9, 8, 7..." "운석 씨, 새해 소망 같은 거 있어요?" 진아연은 최운석을 바라보았다. 최운석: "전 점점 더 똑똑해져서 스스로를 돌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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