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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6장

하수연은 켕기는 게 있는 듯 전화를 끊은 뒤 전원까지 껐다. 그것을 지켜본 진아연은 차분하게 물었다. "전화를 왜 안 받으세요?" 하수연은 자기 앞에 있는 컵을 들어 물을 한 모금 마셨다. "잘 모르는 사람이라서요." 하수연은 진아연과 왕은지가 서로 원수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지난 며칠 동안 하수연은 매우 갈등했다. 진아연은 그녀에게 잘 대해줬고 기꺼이 도와주려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사실 그녀는 앞으로 그럭저럭 살아갈 수만 있다면 별장 한 채와 20억은 필요 없었다. 물론 때때로 그녀는 별장과 20억이 있으면 박시준이라는 아들은 없어도 된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박시준의 성격은 너무 냉철하여 앞으로 그녀에게 잘 대해줄지는 모르는 일이다. 지난번에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박시준은 그녀에게 전화 한 통도 없었다. 이번 만남도 그녀가 참지 못하고 진아연에게 연락했기에 이뤄진 것이다. "어머님, 전 이 사람을 잘 알고 있어요." 진아연이 입을 열었다. "그녀가 이렇게 빨리 어머님께 연락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네요. 아마도 어머님이 박시준의 생모인 걸 알게 되어 연락했을 거예요. 그 여자가 처음 연락한 건 언제예요? 만난 적은 있나요? 뭐라고 하던가요?" 진아연이 물어본 질문에 하수연은 속이 뒤집힐 듯 극도로 당황했다. 그녀는 이번에 먼저 진아연에게 연락한 걸 왕은지에게 말하지 않았다. 지금 그녀가 진아연을 만나고 있다는 것을 왕은지가 알았다면 그녀에게 전화를 걸지 않았을 것이다. "만난 적이 있어... 알 수 없는 여자야..." 하수연은 난감한 표정으로 말을 더듬었다. 진아연은 그녀를 몰아붙이지 않고 천천히 말했다. "그 여자는 저와 시준 씨의 적이에요.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저의 원수예요. 그 여자가 우리 엄마를 죽였거든요." "그 여자가 왜 그런 짓을 한 거지?" 하수연은 그들 사이의 피맺힌 깊은 원한에 충격을 받았다. "그 여자에게 딸이 있었는데 죽었거든요. 제가 죽인 게 아닌데, 그 여자는 제가 진범이라고 여기는 거죠." "그런 일이 있었구나..." "어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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