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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8장

”누가 감히 그 여자 부모에게 내 뒷조사를 하게 했겠어.” 강연은 여전히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그녀에게 있어서 돈과 권력은 생명보다 훨씬 더 가치가 있는 것이었다. “좌한, 소만리가 아주 예쁘게 생겼던데 혹시 그 여자한테 설레는 건 아니지?” 강연은 이 말을 물으며 천천히 기모진에게 다가갔다. “그렇게 순진하고 재미도 없는 여자가 어떻게 나와 비교할 수 있겠어? 소만리는 단지 생긴 게 좀 예쁘게 생겼을 뿐이지. 여자는 미모만 가지고는 소용없어.” 강연은 자신의 매력에 심취해 말했지만 기모진은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러자 그녀는 환심을 사려고 웃음을 띠며 말했다. “좌한, 내가 이번에 너무 심하게 처리했다고 탓하는 거 아니지? 하지만 절대로 다른 사람들이 흑강당의 배경을 파헤칠 수는 없다는 걸 알아야 해. 그렇지 않으면 귀찮아지는 건 우리 쪽이야. 당신도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 안타까울 거 아냐?” 기모진은 이 말을 듣고 웃는 듯 마는 듯 입꼬리를 잡아당기며 말했다. “당연히 안타깝지.” “난 당신이 안타까워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어.” 강연은 교태를 부리며 수줍어하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기모진에게 다가가 키스를 하려고 했지만 기모진은 갑자기 기사에게 차를 세우라고 했다. “좌한, 어디 가려고?” 기모진은 냉혹한 눈빛으로 말했다. “아무래도 내가 너무 소만리를 살살 대한 것 같아. 잠시 갔다 올게.” 강연은 눈이 번쩍 뜨였다. “좌한, 소만리를 어떻게 할 건데?” “그녀를 좀 더 아프게 해 줘야겠어.” 좀 더 아프게? 강연은 기모진의 대답이 아주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기모진은 차에서 내려 소만리에게 간 것이 아니라 폐허가 된 모 씨 집으로 갔다. 폐허가 된 집 앞에 서자 그는 왠지 데자뷔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마치 여기에 온 적이 있는 것 같았다. 그가 대문을 들어서자 불에 탄 뒤의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이렇게 큰 집에 불이 나는 것은 분명히 평범한 화재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강연이 말하길 불을 지른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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