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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6장

이런 꼴을 하고 있는 양이응을 보고 강연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녀는 몸을 돌려 나가려고 했으나 경연이 룸 입구에서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양이응이 한 무리의 남자들과 제멋대로 엉켜있는 모습을 본 경연은 거의 얼이 빠져 멍하니 서 있었다. 그러나 양이응은 경연을 보고 오히려 더 흥분하여 그를 불렀다. “경연, 같이 놀자~” 경연은 결벽증이 있는 사람이라서 평소 자기 차에도 다른 사람이 앉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데 하물며 지금 자신의 약혼녀와 한 무리의 남자들이 제멋대로 놀고 있는 모습을 본 것이었다. 그는 온몸이 소름이 돋고 역겨워서 구역질이 나려고 했다. 고개를 돌려 경연이 가버리자 강연은 울부짖으며 말했다. “자기야, 누가 나한테 약을 먹여서 이렇게 된 거야. 경연, 설마 그냥 가는 거야, 나 이렇게 모함한 사람 그냥 놔둘 거야?” “약을 먹였다고?” 경연은 떠나던 발걸음을 갑자기 멈췄다. 강연은 아예 비난의 화살을 소만리에게 돌리며 말했다. ”당연히 누군가 약을 먹여서 이렇게 된 거죠. 당신 양이응이 지금 이렇게 된 게 정상인처럼 보여요? 경연, 양이응이 얼마 전까지 누구랑 있었는지 아세요? 그 사람이 분명히 먹지 말아야 할 약을 먹인 게 틀림없어요.” 얼마 전에 양이응이 같이 있던 사람? 경연은 잠시 소만리를 떠올리며 말했다. “얼마 전까지 그녀는 기 사모님과 함께 식당에 있었어요.” “기 사모님? 소만리 말이에요?” 강연이 일부러 모르는 척하고 말했다. “어쩐지 양이응이 결혼반지 디자인 때문에 소만리와 언쟁을 벌였는데 보아하니 소만리가 양이응에게 먹인 거로군요.” “그럴 리가 없어요. 소만리는 이런 짓을 할 사람이 아니에요.” 경연이 부정했다. “그녀 말고는 누가 있어요? 설마 당신 소만리를 믿을지언정 이응이를 못 믿는 거예요?” 강연이 고의로 이렇게 물었다. 경연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양이응이 눈앞에서 몇몇의 남자와 얽혀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는 더 이상 쳐다보지도 못하고 찬물 한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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