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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0장

소만리는 예쁘고 창백한 입술 선을 잡아당기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기모진의 아이라면 아들이든 딸이든 다 좋아요.” 사화정은 원래도 매우 기뻐했지만 지금 이 대답을 듣자 눈시울이 또 젖었다. 그녀는 소만리의 손을 꼭 잡았다. “그 해에도 넌 이런 신념을 가지고 위험을 무릅쓰며 너와 그의 아이를 낳았지. 그렇지?” 소만리는 부인하지 않고 웃었다. 그 해... 그 해 그녀는 기모진을 끔찍이도 사랑했고 그를 위해 죽어도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지금이라고 그 사실이 뭐가 다르겠는가. 그녀는 기모진을 여전히 많이 사랑한다. “아들이야.” 사화정이 알려주었고 이어서 말했다. “못생겼어.” 사화정이 말하며 덩달아 웃었다. 소만리도 따라 웃으며 말했다. “크면 다 예쁠 거예요. 기란군도 처음 태어났을 때 못생겼을 거야.” 그녀는 말을 하다가 갑자기 입을 다물었다. 기란군이 처음 태어났을 때의 모습을 그녀는 전혀 본 적이 없다... 소만리는 병원에서 보름 넘게 있었고 상처 치료와 산후조리도 같이 병행했다. 간병인을 구했지만 사화정과 모현은 여전히 매일 번갈아 오며 그녀를 돌보았고 때때로 기란군과 기여온을 데리고 오기도 했다. 이날 그녀는 사화정과 함께 인큐베이터의 아이를 보러 갔다가 병실로 돌아오던 중 복도를 지나다가 뜻밖에 위청재가 손에 가방을 들고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위청재는 조심스럽게 소만리의 병실에서 걸어 나와 반대편 쪽으로 갔다. 소만리는 영문을 알 수 없었고 사화정은 그녀를 바로 불렀다. “위청재? 당신 왜 병실에서 나왔어요? 당신 몰래 우리 딸 병실에서 뭘 하다 나왔어요?” 부르는 소리에 멈춰 선 위청재는 허탈한 듯 손에 든 가방을 뒤로 숨겼다. “나 그냥 지나가는 길인데 한번 들어가 봤어요.” 그녀는 대수롭지 않게 대꾸했다. “당신 들고 있는 게 뭐예요? 아무 문제가 없는데 왜 뭘 숨겨요?” 사화정이 추궁했다. 사실 위청재에겐 아무런 호감이 없다. “당신이 뭔 상관이에요.” 위청재가 말을 마치자 소만리를 보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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