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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1장

이 낮고 달콤한 목소리는 마치 아름다운 음률처럼 갑자기 소만리의 심장에 떨어졌다. 그녀는 의아해하며 눈을 들어 기모진이 입꼬리를 당겨 웃는 모습을 보았다. “늦지 마.” 그는 다시 한번 일깨워 주었고 목소리는 한층 더 부드러웠다. 소만리는 마치 자신이 또 환각을 일으킨 것 같았지만 기모진의 미소는 진짜였다. 하지만 그녀가 완전히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미 기모진은 차를 몰고 떠나버렸다. “소만리. 이게 무슨 일이야?” 사화정은 의아해하기도 하고 놀라기도 했다. “방금 기모진이 뭐라고 말했니?” “오늘 밤 저 사월산에 좀 다녀올게요.” 소만리는 간단히 말하고 기모진이 떠나가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마음속에는 수없이 많은 추측이 일고 있었다. 소만리. 조금 전 그가 살며시 그녀의 이름을 불렀던 것을 떠올리며 소만리의 눈에는 다시 한번 기대의 빛이 피어올랐다. 모진, 당신 생각난 거예요? 아니면 아예 잊은 거예요? 이 의혹을 안고 소만리는 육경에게 사월산으로 데려다 달라고 했다. 소만리는 일찍 도착했는데 의외로 한여름 바닷가에 관광객이 별로 없었다. 약속 시간까지 조금 여유가 있자 소만리는 차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육경이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기 사장님 정말 살아계십니까?” 소만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 사람 정말 살아 있어요. 누군가가 계략을 꾸민 거예요.” “누굽니까?” 육경은 절박하게 따지며 매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난 꼭 기 사장님을 제자리로 돌려놓을 겁니다.” “상대방은 그렇게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에요. 저녁에 모진을 만나고 나서 다시 생각해 봐요.” 소만리의 말을 듣고 육경은 더 묻지 않았다. 석양이 내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7시가 되었다. 소만리는 멀리서 차 한 대가 들어오는 것을 보았고 이윽고 기모진이 차에서 내렸다. 육경은 마주 오는 남자를 보며 놀라워하면서도 반가워했다. “정말 기 사장님이예요!” “여기서 기다려요.” 소만리는 차에서 내리며 말했다. 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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