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4장
2억 원이라는 돈은 물론 매력적이지만 만약 목숨이 없어지면 그 돈이 다 무슨 소용인가?
그렇게 생각해 보더니 모두들 도망쳤다.
기묵비는 고통을 참지 못하고 한쪽 무릎을 꿇고 얼마 남지 않은 유골을 보고 눈에서 절망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그는 갑자기 온몸이 점점 더 무력해지는 것을 느꼈고 고개를 숙이고 나서야 비로소 어깨에 총상을 입을 것을 알았다. 언제 맞았는지 기억은 가물가물한데 피는 하염없이 흐르고 있었다.
그는 일어서려고 했지만 점점 눈꺼풀이 무거워져서 비 오는 밤에 풀밭에 그대로 털썩 쓰러졌다.
그는 피로 물든 손을 들어 여전히 있는 힘껏 유골함을 끌어안았다.
“초요...”
그는 가볍게 부르다가 곧 의식을 잃으려고 할 때 눈앞에 겹겹이 쌓여 뿌려지는 빗속에서 그는 어렴풋이 한 여인의 모습을 보았다. 그 여인은 우산을 쓰고 자신을 향해 다가왔다.
그는 자신을 향해 점점 다가오는 모습을 보며 얇은 입술을 가볍게 움직였다.
“초요...”
밤새 내린 소나기.
날이 밝았고 기묵비는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을 느끼다가 갑자기 깜짝 놀라 깨어났다.
몸의 상처는 아직도 그대로였고 아팠지만 기묵비는 자신의 상처가 붕대로 잘 싸매진 모습을 발견했다.
그는 눈을 들어 주변의 환경을 살폈다. 매우 낯설었다.
기묵비는 갑자기 뒤를 돌아보며 긴장한 표정으로 옆에 있는 유골함을 보고 얼른 품에 안았다.
“초요.”
그는 가볍게 불렀다. 가슴이 한바탕 요동치며 쥐어짜듯 아파왔다.
“사촌 형부. 일어나셨어요?”
백열이 갑자기 기묵비의 면전에 나타났다. 그리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기묵비를 불렀다.
“어젯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형부를 괴롭히길래 그냥 지나치기 어려워서 내가 계속 형부 곁에 있었어요.”
기묵비는 눈에 난 상처를 잘 감싸놓은 것을 보고 말했다.
“어젯밤 네가 날 구했니?”
백열은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게 저예요. 제가 예전에 의학을 공부했어요!”
기묵비는 힘겹게 일어서려고 했고 백열은 그 모습을 보고 그를 부축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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