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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0장

만약 기 사장님이 승낙하지 않는다면 이 미녀 누나는 아마 무사히 이 대문을 나서기 어려울 거예요. 그쵸? 미녀 누나.” 이 남자의 도도한 모습과 기묵비의 냉담한 얼굴을 보니 소만리는 양쪽 다 돕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 자신을 돕고 기모진을 돕고 싶을 뿐이다. 기묵비가 머뭇거릴 때 소만리는 유유히 일어나 밝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누가 이 대문을 나서겠다고 했나요?” 소만리의 말에 기묵비와 강자풍는 동시에 당황하였다. 두 남자는 소만리의 여유로운 미소에 시선을 떨어뜨리며 의아함과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소만리 당신 무슨 소리야? 여기 있을 거야?” 기묵비는 기가 막혔다. 소만리는 담담하게 기묵비를 힐끗 흘겨보더니 아름다운 눈을 강자풍의 얼굴에 떨어뜨렸다. “우리 강자풍 동생의 대접은 아주 세심했는데 제가 어찌 누나로서 가고 싶겠어요.” 강자풍의 눈빛은 밝아졌고 입꼬리를 들썩이며 말했다. “누나 진심이에요?” “당연히 진심이지.” 소만리는 오만한 시선으로 기묵비의 어두워져가는 얼굴을 한 번 쓸어내리고는 말했다. “난 진작부터 이 남자랑 함께하기 싫었어. 동생이 능력이 있으면 날 좀 뺏어가 봐.” 강자풍은 뭔가 의심하는 눈초리로 소만리를 바라보았다. 소만리는 흔들리지 않고 태연한 척 말했다. “왜? 동생 그렇게 못하겠어? 기묵비가 무서워?” “허. 내가 무서워한다고?” 강자풍은 피식 웃었다. 역시 이런 젊고 씩씩한 애송이에겐 자극적인 도발이 먹혔다. “기묵비 들었어? 당신 여자가 당신이랑 있기 싫대. 그렇지만 난 내가 한 말은 지킬게. 남미 쪽 사업은 당신이 맡고, 암시장 쪽은 내가 맡고.” 기묵비는 그를 무시한 채 소만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소만리, 당신 정말 안 갈 거야?” 소만리는 비꼬며 말했다 “어딜 가든지 죄수처럼 감시 당하고 있느니 이왕 이렇게 됐으니 신선한 곳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기묵비는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 주먹을 불끈 쥐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의 사람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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