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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7장

소만리는 기모진의 손을 잡고 살며시 자신의 배에 얹었다. “대답이 만족스러워요?” 기모진은 어리둥절하여 잠시 아무 반응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점차 그는 소만리가 하고 싶은 말이 뭔지 깨달았다. 그는 손바닥으로 그녀의 약간 볼록한 아랫배를 가볍게 매만졌다. 마음속에 전에 없던 기쁨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올랐다. 아이. 나와 소만리의 아이. 기모진은 유감스럽게도 소만리가 임신했을 때 한 번도 곁에서 아껴주고 돌봐준 적이 없었다. 심지어 그녀의 배는 한번도 어루만져 주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 소만리의 몸 상태를 생각하니 그의 가슴은 또 한 번 미어졌다. 아이와 소만리 사이에서 그가 선택한 것은 의심의 여지없이 소만리였다. 기모진은 소만리에게 그녀의 몸 상태에 대해 설명하기로 결정했다. 입을 떼려는 순간 그녀가 먼저 입을 열었다. “기모진, 나 기란군이랑 여온이 가졌을 때 당신 한 번도 내 곁에 있어준 적이 없었어요. 이번엔 무슨 일이 있어도 당신 아빠 노릇 꼭 해야 해요. 그리고 내 말대로 경도로 돌아가요.” 기모진은 눈썹을 치켜세우고 읊조렸다. 여온. 여온의 원수는 아직 갚지도 못했는데 이대로 돌아갈 순 없어. 그가 읊조리는 모습을 보자 소만리는 걱정스럽게 따져 물었다. “기모진, 당신 내 말 들었어요? 당신 다시는 내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겠다고 했잖아요. 내 말 들어요.” “알았어.” 기모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따뜻하고 깊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 “소만리, 나 당신 말 들을게.” 소만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으나 기모진이 갑자기 기분이 가라앉는 모습을 보고 그가 여전히 돌아가기를 꺼린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녀는 그의 뺨을 어루만지며 그의 입가에 키스했다. 기모진은 살짝 멍해졌다가 이내 기쁜 듯이 깊은 눈을 들었다. 소만리는 그를 향해 미소 지었고 입술 옆에 흘러내린 보조개는 기모진의 눈 속에서 달콤하게 피어났다. 그는 소만리가 그에게 이렇게 웃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달콤하고, 아름다웠다. 기모진은 뜻밖에도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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