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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8장

기모진의 눈앞에서 그녀는 윗옷과 바지를 벗은 후 샤워가운을 걸치고 방금 목욕을 끝낸 것처럼 꾸몄다. 소만리의 목에 걸려 있는 조개 모양 펜던트를 보니 기모진의 마음이 들끓었다. 소만리가 샤워기를 끄고 나가려 하자 기모진은 그녀를 안으며 나지막한 목소리를 그녀에게 경고했다. “기묵비가 당신을 절대 건드리지 못하게 해. 그렇지 않으면 오늘 밤은 무사하지 못할 거야.” 소만리는 기모진에게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가 품에서 그녀를 놓자 그녀는 화장실 문을 닫고 나갔다. 기묵비는 소만리가 나오는 소리를 듣고 핸드폰 화면을 끄고 돌아서서 소만리를 바라보았다. “방금 당신 목소리가 별로 안 좋아 보이던데, 무슨 일 있어?” 그의 목소리는 다정했고, 눈빛은 부드럽고 따뜻했다. “아무 일 없어요. 괜찮아요.” 소만리가 대답했다. 기묵비는 손을 뻗어 살며시 소만리의 배에 얹으려고 했다. “우리 아이가 당신을 힘들게 하는 건 아니지? 우리 아이가 장난이 심한가.” 그의 행동이 좀 갑작스러워서 소만리는 당황하여 급히 피했다. 본능적인 거부감과 반발심 때문인지 소만리는 갑자기 속이 메스꺼워졌다. 그녀는 무의식 적으로 배를 만졌고 익숙한 입덧이 위에서 솟구치는 느낌이 들었다. 소만리는 입을 막고 화장실로 들어가려고 돌아섰을 때 화장실 안에 숨어 있는 기모진을 생각하며 걸음을 멈춰 섰다. 기묵비는 갑자기 멈칫하는 소만리의 행동을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다가 한편으로는 그와 소만리의 발자국이 아닌 듯한 흔적들을 바닥에서 보았다. “소만리, 토할 것 같아? 내가 화장실로 부축해 주지.” 기묵비가 소만리의 어깨에 손을 얹으려고 했다. 소만리가 기묵비의 손을 가로막자 기묵비는 뭔가 확신을 하고 직접 화장실로 향했고 문을 벌컥 열었다. 기묵비의 행동에 소만리는 놀라서 심장이 얼어붙는 것 같았다. 그러나 더욱 놀라운 것은 화장실은 텅 비어 있었고 기모진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소만리는 여전히 곤혹스러웠고 입덧이 다시 찾아와서 토할 것 같았다. 그녀는 화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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