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9장
소만리는 무방비 상태로 남자의 탄탄한 가슴에 코끝이 부딪치고 말았다.
소만리는 눈을 크게 뜨고 이 남자의 아름다운 맨몸을 깜짝 놀라 바라보았다. 코끝에 미지근한 그의 온기가 느껴졌다.
머리 위에서 물방울이 끊임없이 떨어져서 점점 그녀의 시야를 가렸다.
그녀는 손을 들어 속눈썹에 방울방울 맺혀 있는 물기를 닦으려고 하는 순간이었다.
기모진이 갑자기 밧줄이 묶인 그녀의 손목을 잡고 그녀의 머리 뒤에 갖다 대더니 그녀의 입술에 키스를 퍼붓기 시작했다.
소만리는 깜짝 놀라 온몸이 흠뻑 젖을 때까지 그를 밀쳐내려고 했다.
그러나 그의 입술이 닿자마자 그녀는 손끝이 타들어 가는 것 같았다. 남자가 이성을 잃고 포악해질까 봐 그녀는 있는 힘을 다해 그의 손목을 꺾으려고 했다.
그러나 그녀가 저항하면 할수록 정복하려는 그의 욕구는 더욱더 거세어졌다.
소만리는 어쩔 수 없이 그의 입술을 깨물었다. 기모진은 인상을 찌푸리고 키스를 멈추었다. 그는 눈을 뜨고 물방울로 붉게 물든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는 조금 화가 난 듯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당신 예전엔 이러지 않았잖아. 예전에 당신의 눈, 당신의 마음속엔 오직 나밖에 없었어. 내가 키스할 때마다 처음엔 좋아하지 않았지만 나중엔 따뜻하게 받아줬잖아.”
기모진이 말을 이어갔다.
“소만리, 내가 당신 마음속에 그렇게 오랫동안 살았는데 어떻게 이렇게 흔적 하나 없이 지워버릴 수 있는 거야?”
그의 매혹적인 낮은 목소리가 소만리의 귓가에 미끄러져 들어갔고 물에 젖은 그의 두 손이 그녀의 젖은 얼굴을 들어 올려 시선을 맞추었다.
“소만리, 아직 날 사랑한다 말해 줘. 아직 당신 마음속에 내가 있다고.”
그의 붉게 물든 두 눈에 강렬한 기대가 반짝이고 있었다. 소만리는 주먹을 불끈 쥐고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
“기모진, 날 놔 줘요. 당신은 경도로 돌아가세요.”
기모진이 원하던 대답이 아니었다. 그의 눈빛이 차가워졌고 그녀를 유리벽에 밀치고 다시 입을 맞추기 시작했다.
남자가 더욱 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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