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8장
오토바이가 킬러들 사이를 휙휙 지나가더니 모퉁이를 돌자 어느새 모습이 사라졌다.
기묵비는 기모진이 소만리를 데리고 도망쳤다는 소식을 듣고 즉시 모든 부하들에게 그들을 뒤쫓으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낮이 지나도 기모진의 흔적을 찾지 못했다.
“기모진.”
기묵비는 이를 갈았고 깨문 입술 사이로 이 세 글자가 미끄러져 나왔다.
“네가 아직 F국에 있는 한, 내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지.”
...
소만리와 기모진은 교외의 외진 곳에 있는 작은 여관에서 2평 남짓 되는 방 안에 머무르고 있었다.
밤 비가 창문에 말을 걸 듯 고요히 내리는 밤, 그녀는 안절부절못하며 외출한 남자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소만리는 기모진이 뭘 하러 갔는지 모른 채 30분이나 지나갔다. 그녀는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기모진을 찾아 나서고 싶었지만 문이 잠겨져 있었다.
이때 마침내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 소만리는 눈을 들어 보았다.
기모진은 표정 없이 무뚝뚝하게 걸어오다가 도시락 한 봉지를 소만리 앞에 놓았다.
“먹어.”
그의 말투는 차가웠고 말을 마치고 돌아서서 가방 하나를 들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소만리는 그가 들어가서 뭘 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왠지 피비린내가 나는 것 같았다.
“다친 건가?”
가만히 생각하고 있으니 소만리의 걱정이 점점 더 커져갔다.
오래 걸리지 않아 기모진이 화장실에서 나왔지만 그는 여전히 쓸쓸한 표정 없는 얼굴이었고 아무 일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
소만리는 다른 방식으로 기모진을 따돌릴 생각을 하며 말했다.
“도대체 날 여기 가둔 의미가 뭐죠? 기모진, 당신 아직 경도로 돌아갈 기회가 있어요. 날 계속 데리고 있으면 당신에게 짐이 될 뿐이에요.”
“소만리, 지금 이렇게 말하면 내가 당신을 기묵비에게 보낼 줄 알아?”
그는 봉황 같은 큰 눈을 뜨고 똑바로 쳐다보았다. 눈에는 끝을 알 수 없는 불쾌함과 질투심이 가득해 보였다.
“예전엔 내가 당신을 붙잡지 않고 내 안에서 빠져나가게 했지만 지금 난 다시는 똑같은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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