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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1장

"천리, 천리!" 흐릿한 가운데, 소만리는 누군가가 자신의 이름을 걱정스럽게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그녀는 또렷하게 보기 위해 눈을 뜨려고 노력했지만 헛수고였다. 혼수상태에 빠진 소만리는 바로 장황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 얼음과 눈으로 뒤덮인 추운 곳에서, 그녀는 꿈속에서 자신이 차가운 호수에 빠져, 수영을 할 줄 몰라 뭍으로 올라오려고 발버둥쳤지만, 기모진은 강 기슭에 서 있었다. 그는 교만하고 고상했고, 그윽하고 매혹적인 얼굴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듯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그녀가 소리쳤다. “모진, 살려줘요.” 그러나 그 남자는 무관심했고 심지어 그녀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소만리의 눈 속에 있던 기대와 희망이 조금씩 꺾이고 그녀의 온몸은 얼음처럼 얼어붙었다. 절망의 순간에 그녀도 소만영을 보았다. 기모진은 소만영을 품에 안고 두사람은 그녀 앞에서 달콤하게 사랑을 드러냈다. 소만리의 몸과 마음이 일순간 호수 바닥에 가라앉았지만 그녀는 그 순간조차 기모진이 그녀에게 얼음처럼 내뱉아내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소만리, 내 말 들어, 사랑은커녕, 나는 당신을 아주 조금도 좋아한 적이 없어. 아예 없어.” “아주 조금도 없어……” 그의 낮고 자성적인 목소리는 소만리의 귀에 악몽처럼 귀에 맴돌았다. 갑자기, 소만리가 눈을 떴다. 그녀는 일어나 앉아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하고서야 그것이 단지 꿈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그 꿈은 너무 현실적이어서 그녀의 마음이 아팠다. 그게 바로 내가 교통사고가 난 후 잃어버린 기억이겠지? 소만리는 묵묵히 생각했다. "찰칵." 갑자기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서 소만리는 소리나는 곳을 보니, 기모진의 잘생기고 멋진 몸매가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그녀가 깨어 있는 것을 보고 그는 미간에 근심 걱정이 많이 사라졌다. "천리, 깼어요." 기모진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침대 곁으로 다가가 소만리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 "천리." “천리, 당신 손이 왜 이렇게 차가워? 어디 아픈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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