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7장
소만리는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기모진을 바라보았다. 남자는 침착하게 고개를 들지 않은 채 손에 든 서류를 검토했다.
“무슨 일이 이렇게 당황스럽지?”
루징은 머뭇거리며 옆에 서 있는 소만리를 바라보았다.
소만리는 뜻을 이해하고 웃으면서 일어났다.
“이야기 나누세요, 저는 보석부서에 가볼게요.”
“미랍은 제 아내예요, 그녀가 알아서 안 되는 것들은 아무것도 없어요.”
기모진은 소만리가 떠나는 것을 막았다.
루징이 깨닫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
“사장님, ZF와 합작한 톈슈이완 프로젝트에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기모진은 착수된 업무를 처리하며 담담하게 물어봤다. “이 프로젝트는 공식적으로 시작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무슨 일이 일어날 수 있겠습니까?”
“아직 시작도 안 해서, 따라 잡혔습니다.”
루징의 말이 끝나자 문서를 검토하던 기모진의 동작이 천천히 멈추었다.
그는 바다같이 깊은 검은 눈을 들어 올렸다.
“누구에게 따라 잡혀요?”
루징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시미스라는 회사로 어제 ZF관련 부서와 협력 계약을 맺었습니다.”
“시미스?”
기모진이 조용히 읊조렸다.
“기사장님, 합작을 갑자기 중단 되면 우리 측에서 큰 손실을 볼 겁니다. 그동안 준비했던 모든 것들이 허사가 됩니다.”
루징이 말을 마치자마자 사무실 유리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여러 부서의 팀장들이 무거운 표정으로 문 밖에 서 있었다.
기모진의 눈빛이 조금씩 어두워지고,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검은 눈동자에서 이미 실마리가 잡혔다.
제대로 차려입은 몇몇 팀장들이 들어와서 초조한듯 입을 열었다.
“사장님, 남미로 가는 배가 갑자기 끊기고, 화물이 항구에 방치되자, 남미 고객사들이 화가 났습니다.”
“사장님, RS 고색사가 어찌된 일인지 협력 프로젝트를 재승인 해야 한다고 해서 모든 관련 업무가 중단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장님, 톈슈이완 프로젝트에 문제가 있어서 이사회의 여러 주주들이 긴급 회의를 열겠다고 해서 이미 속속 도착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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