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81장
“풉.”
소만리는 실소했다.
“가장 사랑한다는 분이 전처인 소만리 씨라고요? 기모진 씨, 농담치고는 정말 하나도 안 웃긴데요.”
소만리는 웃고 있었지만 가슴엔 익숙한 고통이 찾아왔다. 잊을 수 없는, 과거 피로 범벅이 된 상처가 다시 떠올랐고 그 모든 기억은 전부 피와 눈물로 가득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뭐라고? 사랑한다고? 사랑의 이면이 미움이라면 그는 정말 그녀를 사랑했었다. 그것도 죽을 만큼!
소만리의 얼굴에 비웃음 섞인 미소가 떠오르자 기모진은 웃는 듯 마는 듯한 얼굴로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맞는 말이에요. 농담 맞아요.”
그는 자조했다. 그러나 심장을 도려낸 것처럼 아팠다. 그건 정말 우스운 얘기였다. 그 자신조차 믿을 수 없을 만큼 웃긴 얘기. 그러나 그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럼 농담도 하셨으니 전 이만 가볼게요.”
소만리는 차가운 어투로 말하면서 깔끔하게 기모진의 손에서 자신의 손을 빼냈다. 그러나 그녀가 몸을 돌린 순간, 기모진이 그녀의 앞을 막아 나섰다.
“저한테 뭐 더 할 얘기 있으세요?”
소만리가 덤덤히 물었다.
“제가 얘기했죠. 다시 만났을 때 제 이름 불러줬으면 좋겠다고.”
그는 그녀를 바라보며 얘기했다.
“아까 한 얘기, 돌아가서 잘 생각해보세요.”
그와 결혼하는 일 말이다. 소만리는 그를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기모진 씨, 저랑 결혼해서 뭐하게요? 제 얼굴 보면 그렇게 미워하던 소만리 씨가 떠오르지 않겠어요? 그럼 싫거나 짜증 나야 하지 않을까요? 뭐 자기 자신을 괴롭히는 취미라도 있으세요?”
기모진은 눈꼬리를 살짝 접으면서 얘기했다.
“그럼 제가 자해하는 취미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그는 말을 하면서 조수석 문을 열었다.
“여긴 너무 한적하니까 제가 데려다줄게요.”
소만리는 눈앞의 알 수 없는 미소를 짓고 있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몸을 돌려 차에 올랐다. 누구도 없는 아파트로 돌아온 소만리는 인터넷에서 6년 전 자신과 기모진이 결혼했을 때 찍었던 사진을 검색해봤다. 그때 찍었던 결혼사진을 바라보면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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