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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1장

예선은 나익현의 눈을 쳐다보았다. 나익현이 자신을 위해 일부러 그런 말을 한 것 같았다. 그녀는 예기욱의 제안을 거절하려고 고개를 돌렸는데 예기욱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래요? 아, 친구와 약속이 잡혀 있었구나. 그것참 아쉽네. 오늘 네 엄마 생일이어서 우리 가족이 오랜만에 이렇게 다 모여서 단란하게 밥 한 끼 할 수 있을까 했거든.” 이 말을 들은 예선은 거절하려던 말이 목구멍에서 딱 걸려 버렸다. “예선아, 괜찮다면...” 예기욱은 그래도 예선을 잡고 싶은 모양이었다. 그러나 그는 말을 꺼내다가 잠시 머뭇거린 뒤 갑자기 태도를 바꿨다. “아니야. 약속을 했으니 지켜야지. 어서 가 봐. 네 엄마랑 둘이 먹어도 되니까.” “괜찮으시다면 저도 낄 수 있을까요? 교수님?” 나익현은 농담반 진담반으로 웃으며 말했다. 그러나 예기욱은 나익현의 농담을 덥석 물었다. “아, 자네만 괜찮다면 얼마든지 같이 해도 돼.” 예기욱의 말을 듣고 나익현은 흔쾌히 손짓을 하며 그를 안내했다. “그럼 가시죠. 제 차가 이미 앞에 세워져 있어요.” “운전할 필요 없어. 여기 바로 뒤에 있는 아파트인걸 뭐. 걸어서 가면 몇 분밖에 안 걸려. 애 엄마가 직접 음식을 만들고 있어. 마침 자네와 얘기하고 싶은 것도 있었는데 잘 됐군. 우리 천천히 먹으면서 얘기하자구.” 예기욱은 말을 마치며 예선을 향해 자애로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예선아, 친구 왔는지 전화해 봐. 아빠는 네가 친구 만나는 거 보고 갈 테니까.” 예기욱은 못내 마음이 놓이지 않는 듯했다. 예기욱의 다정한 미소를 바라보니 예선의 마음이 갑자기 좋지 않았다. 비록 거절을 하긴 했지만 예기욱의 말을 듣고 있자니 왠지 그녀의 마음이 흔들렸다. 예선의 마음이 갈팡질팡하던 그때 그녀의 핸드폰에서 알림음이 울렸다. 소군연의 메시지였다. “예선, 지금 집에 급한 일이 있어서 지금 바로 들어가 봐야 해. 정말 미안한데 오늘은 데리러 갈 수 없을 것 같아. 정말 미안해.” 소군연의 메시지를 본 예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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